괴담의 귀신: 환영 너머의 진실
"괴담은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서워요."
수학여행 첫날 밤, 민지는 그렇게 말하며 친구들 앞에서 자신만만하게 웃었다. 우리는 낡은 시골 펜션 방바닥에 둥글게 앉아 서로의 얼굴에 손전등을 비추며 괴담을 나누고 있었다. 창문 너머로는 칠흑 같은 어둠만이 가득했고, 바람이 나뭇가지를 흔들어 벽에 기괴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작년에 있었던 실제 이야기야." 민지의 목소리가 갑자기 낮아졌다. "607호에 살던 할머니가 며칠 동안 안 보이셔서 경비아저씨가 문을 열었더니..."
이야기가 흘러갈수록 방 안의 공기는 차갑게 식어갔다. 누군가의 목이 메어오는 듯한 숨소리가 들렸다. 내 등줄기로 소름이 타고 올라왔다.
"그 이후로 607호 창문에 가끔 하얀 실루엣이 보인대. 누구도 살지 않는 빈 집인데." 민지의 말이 끝나자마자 갑자기 우리 방의 전등이 깜빡였다. 모두 비명을 질렀다.
그날 밤, 나는 끔찍한 악몽에 시달렸다. 꿈에서 하얀 실루엣이 내게 다가왔고, 그 얼굴은 민지였다. "나를 도와줘..."라고 속삭이는 소리에 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깨어났다.
다음날 아침, 옆 침대의 민지는 보이지 않았다. 친구들은 민지가 일찍 일어나 산책을 나갔을 거라고 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선생님들과 함께 주변을 수색했지만 허사였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 한 경찰관이 내게 물었다. "민지에 대해 뭐든 알려줄 수 있는 것이 있나요?"
"어제 밤 괴담을 했어요... 607호 할머니 이야기요."
경찰관의 표정이 굳었다. "607호? 그 사건을 어떻게 알았죠?"
집에 돌아와 인터넷을 검색했다. 작년에 실제로 우리 지역 아파트 607호에서 노인이 홀로 돌아가신 채 발견된 기사가 있었다. 그리고 그 옆방인 608호에 살던 중학생이 의문의 실종으로 지금까지 찾지 못했다는 기사도.
그 중학생의 이름은 민지였다.
그날 이후, 나는 매일 밤 창문에 비치는 두 개의 실루엣을 본다. 하나는 노인의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 반 민지의 것이다. 가끔 그들이 내게 손짓하는 것 같다. 어쩌면 진실을 말하고 싶은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더 무서운 것은, 내가 점점 그들에게 다가가고 싶어진다는 사실이다. 괴담은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고 했던 민지의 말이, 이제야 무슨 의미인지 이해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