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괴담: 푸른 하늘 아래 숨은 날씨의 저주
하늘은 푸르고 맑았지만, 그날 아침 마을 전체가 이상하게 조용했다. 모르는 사람은 모를 그 불길한 고요함. 나는 알았다. 오늘이 '그날'이라는 것을.
우리 마을에는 오래된 미신이 있다. 일 년에 한 번, 가장 날씨가 좋은 날이 오면 누군가는 사라진다. 기상청에서는 '완벽한 날씨'라고 부르는 그날, 습도 40%, 기온 섭씨 23도, 바람 초속 2미터,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과학적으로는 가장 쾌적한 날씨지만, 우리에게는 악몽의 시작이었다.
창밖으로 느껴지는 선선한 바람에 목덜미가 서늘해졌다. 햇살은 따스했지만 그 온기가 피부에 닿을 때마다 마치 누군가 지켜보는 듯한 소름이 돋았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않았고, 어른들은 출근을 거부했다. 마을은 스스로를 격리시켰다.
처음 이 괴담을 들었을 때는 웃었다. 날씨가 좋아서 누군가 사라진다니, 얼마나 터무니없는 이야기인가. 하지만 3년 전, 내 동생이 사라졌다. 그날도 오늘처럼 완벽한 날씨였다.
"누가 될 거라고 생각해?" 옆집 할머니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할머니의 주름진 손가락이 커튼 사이로 바깥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오직 완벽한 하늘뿐.
오후 세 시, 마을 회관에서 종이 울렸다. 그 순간 모든 것이 멈춘 듯했다. 바람도, 새소리도, 심지어 시간조차도. 온도계는 정확히 23도를 가리켰다. 누군가의 문이 천천히 열렸다. 그리고 그 집 주인이 마치 몽유병자처럼 거리로 나왔다.
올해의 희생자는 박씨네 막내였다. 열여덟 살, 대학 입시를 앞둔 아이였다. 그는 웃고 있었다.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리며 걸어가는 그의 뒤로 아무도 따라가지 않았다. 모두가 알았다. 따라가면 함께 사라진다는 것을.
그날 저녁, 마을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완벽했던 날씨는 사라졌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마을 어귀에는 소년의 운동화 한 짝만이 남아있었다.
이상하게도 기상청은 그날의 기록을 지웠다. 공식적으로 그날은 '비가 내린 날'이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날씨가 다시 완벽해지면, 또 다른 누군가가 사라질 것이라는 사실을.
오늘 아침, 일기예보를 보며 생각했다. 내일은 맑고 화창하다고 한다. 습도 40%, 기온 23도, 바람 초속 2미터,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그리고 나는 이미 내 운동화를 문 앞에 준비해 두었다. 이번에는 내가 선택하려 한다. 저 푸른 하늘이 내게 무엇을 보여줄지, 어디로 데려갈지 궁금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