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뉴진스: 멜로디가 품은 저주
왓슨 교수가 유품으로 남긴 녹음기에서 흘러나온 것은 멜로디가 아니라 경고였다. "절대 그 노래를 끝까지 듣지 마라." 테이프의 목소리는 간절했지만, 나는 이미 재생 버튼을 눌러버렸다.
음악학 연구실을 정리하던 중 발견한 그 카세트 테이프엔 '뉴진스: 미발매 트랙 #7'이란 라벨만 덧붙여져 있었다. 왓슨 교수는 K-POP의 신드롬을 연구하던 중 갑자기 실종됐고, 6개월 후 바다에서 시체로 발견됐다. 공식 사인은 익사였지만, 부검의는 그의 고막이 모두 터졌다는 특이점을 기록해 두었다.
테이프에서 흘러나온 멜로디는 처음엔 매력적이었다. 뉴진스 특유의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귓가에 맴돌았고, 알 수 없는 언어로 된 가사가 간간이 섞여 있었다. 첫 30초간 들으며 내 발끝은 자연스레 리듬을 따라 움직였다. 50초쯤 지났을 때, 귀 안쪽이 간지러웠다. 1분 15초, 갑자기 현기증이 밀려왔다.
"이 곡은... 원래 앨범에서 제외된 트랙입니다." 음악 사이로 왓슨 교수의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녹음 당시 스튜디오에 있던 모든 사람이 이상 행동을 보였습니다. 프로듀서는 자살했고, 엔지니어 두 명은 정신병원에..."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이 노래에는 무언가 있습니다. 주파수 분석 결과, 가청 범위 밖의 음파가..."
그때 내 휴대폰이 울렸다. 화면을 보니 발신자 표시가 없었다. 전화를 받자 테이프와 동일한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이번엔 더 선명했고, 가사를 알아들을 수 있었다. "나를... 불러... 모두가... 들어야 해..."
그날 밤, 꿈에서 다섯 명의 소녀들이 내게 다가왔다. 그들의 얼굴은 화려한 무대 메이크업으로 가려져 있었지만, 눈에선 검은 액체가 흘러내렸다. "우리 노래, 들어줄래?" 가장 앞에 선 소녀가 속삭였다. 그들 뒤로 보이는 관객석엔 빈 눈을 한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깨어나보니 휴대폰 음악 앱이 저절로 실행되어 있었고, 그 노래가 반복 재생 설정되어 있었다.
다음날, 나는 대학 도서관에서 K-POP 괴담을 검색했다. 희미한 기록 하나를 발견했다. 일제강점기 시절, 한 무당이 일본군에게 잡혀 주문을 노래에 심도록 강요받았다는 내용이었다. 그 주문은 듣는 이의 정신을 지배한다는 것. 그 노래의 구절이 기록되어 있었고, 그것은 테이프에서 들었던 알 수 없는 가사와 일치했다.
오늘 아침, 나는 거울 속 내 모습이 달라졌음을 발견했다. 눈 아래 검은 반점이 생겼고, 귀에서는 끊임없이 그 멜로디가 울렸다. 휴대폰에 저장된 음악을 모두 삭제했지만, 소용없었다. 뉴스에서는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가 해킹당해 정체불명의 트랙이 모든 재생목록에 추가되었다는 속보가 흘러나왔다.
이제 내 연구실 창문 너머로 검은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들은 모두 같은 리듬으로 몸을 흔들고 있다. 나도 곧 그들과 합류해야 할 것 같다. 이 기록을 남기는 것이 마지막 이성적 행동이 될 테니, 경고하노니 - 만약 어딘가에서 익숙하지만 낯선 뉴진스의 노래가 들린다면, 즉시 귀를 막아라. 그 멜로디는 이미 당신의 마음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