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대학교: 졸업을 허하지 않는 곳
내가 전학을 온 세진대학교는 처음부터 뭔가 달랐다. 캠퍼스에 발을 딛는 순간, 공기 자체가 나를 거부하는 것 같았다.
오래된 벽돌 건물들은 햇빛을 받아도 어둡게만 보였다. 중앙도서관 4층은 "보수공사 중"이란 팻말이 10년째 걸려있었고, 인문관 화장실 세 번째 칸은 항상 굳게 잠겨 있었다. 이런 작은 이상함들에 나는 처음엔 호기심을 가졌다.
"세진대에서는 졸업생 명단에 이름이 적히면 안 돼."
룸메이트 민수가 술에 취해 내게 속삭인 말이었다. 그가 다음 날 갑자기 자퇴했을 때, 나는 그저 술 취한 헛소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침대는 비어있었고, 기숙사 명부에도 그의 이름은 지워져 있었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오래된 졸업앨범들. 2010년부터 모든 졸업생의 얼굴이 같은 각도로 찍혀 있었다. 똑같은 미소, 똑같은 눈빛. 더 놀라운 것은 그들 중 몇몇이 내가 아는 교수님들과 똑같이 생겼다는 점이었다.
캠퍼스의 이상한 기운은 점점 진해졌다. 밤 열두시가 지나면 학생회관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 비 오는 날이면 학생식당 천장에서 뚝뚝 떨어지는 붉은 물방울. 나는 이 모든 것을 기록했다.
어느 날 밤, 인문관 뒤편에서 이상한 의식을 목격했다. 검은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원을 그리고 서 있었고, 중앙에는... 내 룸메이트 민수가 있었다. 그는 살아있었지만, 눈빛이 공허했다.
"우리는 세진대학에서 영원히 공부합니다."
참을 수 없는 호기심에 도서관 구석에 숨겨진 비밀 서가를 발견했다. 거기엔 '세진대학교 설립의 비밀'이라는 책이 있었다. 세진대는 원래 대학이 아니었다. 이곳은 옛날 악령을 가두기 위한 결계였다. 학생들의 '영혼 에너지'가 결계를 유지하는 힘이었고, 그래서 진짜 졸업은 허용되지 않았다. 모든 '졸업생'은 사실 육체는 떠나도 영혼은 이곳에 영원히 남았다.
그 순간, 뒤에서 누군가 내 어깨를 툭 쳤다. 고개를 돌리자 민수가 서 있었다. 그런데 눈이 검게 변해 있었다.
"학생, 졸업할 생각은 하지 마. 이곳에서 우리는 모두 영원한 학부생이야."
지금 나는 새 입학생들에게 캠퍼스 투어를 안내하고 있다. 내 손목에는 졸업반이라는 표시가 있지만, 내 몸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다. 그리고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전학은 절대 오지 말기를. 세진대학교는 들어오기는 쉽지만, 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