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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소설

괴담 소설: 마지막 작가의 방

나는 절대 읽어서는 안 되는 소설을 읽었다. 그날 밤 골동품 서점에서 찾아낸 낡은 가죽 표지의 책은 '괴담 소설가의 유일한 작품'이라는 라벨이 붙어 있었다. 주인장은 그 책을 만지려 하지 않았고, 내게 넘기며 한 마디만 남겼다. "다 읽지 마세요."

집에 돌아와 책을 펼쳤을 때, 서늘한 종이 냄새와 함께 희미한 땀 냄새가 코를 찔렀다. 첫 문장은 단순했다. "당신이 이 글을 읽는 순간, 나는 당신의 방에 있습니다." 그저 작가의 과장된 표현이라 생각했다. 이야기는 어느 작가가 자신의 작품 속 괴담을 현실에서 마주하게 되는 내용이었다. 그가 쓴 모든 공포는 하나씩 현실이 되어갔고, 결국 그는 자신이 창조한 존재에게 잡아먹히기 직전, 마지막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는 줄거리였다.

밤이 깊어갈수록 방 안의 공기는 무거워졌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어디선가 종이 찢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틀림없이 내 상상이었다. 하지만 창문에 비친 내 뒷모습은... 아니, 내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저 피로한 것뿐이라고 스스로를 안심시켰다.

소설 속 작가는 점점 미쳐갔다. 그의 방은 점점 좁아졌고, 그가 쓴 괴물들이 벽을 통해 스며들었다. 내 방도 왠지 좁아지는 느낌이었다. 소설 속 작가는 마지막 순간, 자신의 이야기를 읽을 독자에게 경고하는 문장을 남긴다. "이 책을 읽는 당신, 뒤를 돌아보지 마세요. 내 뒤에 있던 것이 이제 당신의 뒤에 있으니까."

소름이 돋았다. 갑자기 누군가 숨소리가 들렸다. 내 숨소리가 아니었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자, 한 문장만 남았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이제 다음 괴담의 작가입니다."

책을 덮는 순간, 내 손가락에서 잉크가 배어나왔다. 검은 액체가 손가락 끝에서 흘러내렸다. 바닥에 떨어진 잉크 방울이 글자를 형성했다. "이제 시작하세요." 이상한 충동이 밀려왔다. 무언가를 써야 한다는 강박. 오늘 밤, 나는 새로운 괴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첫 문장은 이랬다. "나는 절대 읽어서는 안 되는 소설을 읽었다."

창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니, 내 뒤에 서 있는 검은 형체가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두렵지 않았다. 나는 이제 이해했다. 모든 괴담 소설 작가들이 맞이하는 운명을. 우리는 쓰는 것이 아니라, 받아쓰는 것이다. 당신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면, 곧 당신 뒤에도 누군가가 서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