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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스트레스

괴담이 된 스트레스: 복도 끝의 미소

사람의 형태를 가졌지만 사람이 아닌 무언가가 병원 복도 끝에 서 있었다. 교대 근무 13일 차, 연속 36시간 근무 중이던 김지원 간호사는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았지만, 그것은 여전히 그곳에 있었다. 창백한 얼굴, 지나치게 늘어진 팔, 그리고 귀까지 찢어진 듯한 부자연스러운 미소.

"선배, 저기 누구 있어요?" 지원이 동료에게 물었다.

"어디?" 동료는 복도 끝을 바라보다 고개를 갸웃했다. "아무도 없는데?"

그러나 지원의 눈에는 분명했다. 그것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고개를 기울이고 있었다. 차트를 확인하며 지원은 자신이 스트레스로 인한 환각을 보고 있을 뿐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레지던트 박사가 늘 말했듯이, '의료진의 최대 적은 스트레스'였다.

다음 날, 지원은 퇴근 후 꿈속에서도 그 미소를 보았다. 더 가까이, 이제는 병실 문 앞에 서 있었다. 식은땀을 흘리며 깨어났을 때, 문자 한 통이 와 있었다.

'지원씨, 오늘 김영훈 환자 상태 확인해줘요. 어제 이상한 행동 보인다고 해서.'

병원에 도착한 지원은 김영훈 환자의 차트를 확인했다. 말기 암, 극심한 통증, 그리고 최근 불면과 환각 증세. 환자실에 들어서자 영훈 씨는 창백한 얼굴로 벽만 응시하고 있었다.

"영훈 씨, 괜찮으세요? 어제 뭐 보셨다고 하던데."

영훈의 말은 속삭임보다 작았다. "복도 끝에... 서 있어요. 날 보고... 웃어요."

지원의 손에서 차트가 떨어졌다. 방을 나와 복도 끝을 바라보았을 때, 그것은 이전보다 훨씬 가까이 와 있었다. 이제는 그 얼굴이 더 선명했다. 지나치게 커다란 눈, 핏기 없는 입술, 그리고 여전한 미소.

그날 저녁, 김영훈 환자는 숨을 거두었다. 사인은 심장마비. 지원이 임종 확인을 위해 들어갔을 때, 영훈의 얼굴은 기이하게 평온했다. 그리고 그의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남아있었다.

다음 날부터 지원은 병원 곳곳에서 그 존재를 보기 시작했다. 매번 조금씩 더 가까이. 의사들은 지원에게 휴식을 권했고, 정신과 상담을 주선했다. '스트레스성 환각', 그들의 진단은 명확했다.

상담실에서 지원은 무기력하게 말했다. "저는 환각이 아니라는 걸 알아요. 그리고... 어젯밤 제 침대 끝에 서 있었어요."

정신과 의사는 차분히 메모를 하며 물었다. "그 존재가 뭘 원한다고 생각하세요?"

"저를... 데려가려고 해요. 영훈 씨처럼."

지원은 자신도 모르게 진료실 구석을 바라보았다. 그곳에서 그것이 미소 짓고 있었다. 이제는 팔을 뻗으면 닿을 거리였다.

의사는 지원의 시선을 따라갔지만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약을 처방해 드릴게요. 충분히 쉬세요."

그날 밤, 지원은 고향 부모님께 전화했다. "엄마, 저 너무 지쳤어요. 내일 휴가 내고 집에 내려갈게요."

통화를 마치고 침대에 누웠을 때, 지원은 그것이 바로 자신의 얼굴 위에 있음을 깨달았다. 비명을 지르려 했지만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것의 입이 귀에 닿을 듯 벌어졌을 때, 속삭임이 들렸다.

"이제 쉴 시간이야."

다음 날 아침, 동료들은 지원의 방에서 그녀를 발견했다. 창백한 얼굴, 충혈된 눈, 그리고 입가에 맺힌 미묘한 미소와 함께. 의학적 진단은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한 심장마비였다. 하지만 장례식장에서 그녀의 동료는 지원의 얼굴에서 그 미소가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고 맹세했다. 그리고 어젯밤부터, 그 동료는 병원 복도 끝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향해 미소 짓는 것을 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