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의 아내: 그녀가 다시 돌아왔다
매일 밤 열두 시가 되면 그녀는 돌아온다. 처음에는 우리 집 거울에 비친 그림자로, 나중에는 침실 문틈 사이로 스며드는 차가운 공기로, 이제는 침대 한구석을 채우는 몸으로. 죽은 아내가 매일 밤 나를 찾아온다.
오늘도 시계바늘이 열두 시를 가리키자 방 안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창밖에서 불어오는 바람 소리가 그녀의 한숨처럼 들리고, 벽지 틈 사이로 스며드는 검은 습기가 그녀의 눈물 같다. 침대 시트 위에 희미하게 나타나는 우울한 자국, 그건 분명 그녀의 몸이 눌려 만든 흔적이다.
"민지야, 오늘도 왔구나." 내 목소리는 떨린다. 답은 없지만, 방 안의 공기가 미세하게 진동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3개월 전, 민지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장례식날 밤부터 그녀는 돌아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겁에 질려 도망치려 했다. 심리상담사는 내게 '복잡한 애도 반응'이라 진단했고, 친구들은 이사를 권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그녀의 존재는 더 선명해졌고, 나는 점점 그녀의 방문을 기다리게 되었다.
오늘따라 그녀의 존재감이 강하다. 침대 위에 뚜렷한 움푹 패인 자국이 보이고, 민지가 생전에 쓰던 라벤더 향수 냄새가 방 안을 채운다. 손을 뻗어 그 자국을 만지면 미세한 온기가 느껴진다. 살아있을 때보다 더 가깝게 느껴지는 역설.
"오늘은 말해줘. 왜 계속 오는 거야?" 내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메아리친다.
그때, 예상치 못하게 책상 위 서랍이 살짝 열린다. 떨리는 손으로 서랍을 완전히 열자, 그 안에는 내가 모르는 열쇠 하나가 놓여있다. 오래된 금고 열쇠처럼 보인다.
다음 날, 나는 그 열쇠가 무엇을 여는 것인지 찾아 헤맸다. 우리 아파트에서는 맞는 자물쇠가 없었다. 절망적인 마음으로 민지의 옷장을 뒤지던 중, 가장 구석에 숨겨진 작은 상자를 발견했다. 열쇠는 딱 맞았다.
상자 안에는 민지의 일기장과 함께 의사의 진단서가 있었다. '말기 뇌종양. 예상 생존 기간: 3개월 미만.' 진단 날짜는 사고 두 달 전이었다. 일기장 마지막 페이지에는 떨리는 글씨로 쓰여 있었다.
"당신에게 말할 수 없었어. 내가 죽어가는 모습을 당신이 지켜봐야 한다는 고통을 줄 수 없었어. 차라리 갑작스럽게 사라지는 게 나을 것 같았어. 하지만 사고는... 내가 계획한 것이 아니었어. 이별 인사도 못 했네. 미안해, 사랑해."
오늘 밤, 열두 시가 되자 방 안의 공기가 평소와 다르게 따뜻해졌다. 라벤더 향이 짙게 피어오르고, 침대 위 움푹 패인 자국 옆에 조심스럽게 누웠다. 손을 뻗어 그 자국을 쓰다듬자, 마치 누군가의 손이 내 손을 잡는 느낌이 들었다. 창밖에서 불어오는 바람 소리가 이제는 안도의 한숨처럼 들린다. 아내는 이제 자신의 비밀을 전했으니,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내일 밤도 열두 시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