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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애니

애니 괴담: 꿈속에서 만난 그림자

화면이 깜빡이던 순간, 내 방 안을 채운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의 눈동자가 나를 정확히 좇아왔다. 넓은 유리알 같은 눈이, 분명 내가 누운 방향으로 돌아왔다. 아무도 믿지 않겠지만, 나는 그때 캐릭터의 숨소리를 들었다.

처음 그 애니메이션을 발견한 것은 웹상의 숨겨진 포럼이었다. '절대 끝까지 보지 마시오'라는 경고가 붙은 링크. 호기심에 들어간 나는 '미완성 에피소드: 창작자의 유서'라는 제목의 짧은 클립을 다운받았다. 일본 애니메이션 특유의 섬세한 작화와 몽환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어린 소녀가 어두운 숲속을 걷는 단순한 내용이었지만, 그 소녀의 눈빛에는 이상한 공허함이 있었다.

"그 애니는 볼 사람만 볼 수 있어. 네가 볼 수 있다면, 이미 선택받은 거야."

포럼에서 누군가 남긴 댓글이었다. 황당한 말이었지만, 영상을 본 후 매일 밤 꿈에서 그 소녀를 만나기 시작했다. 꿈속에서 소녀는 항상 같은 말을 반복했다.

"내가 완성되지 못한 이유를 알려줄게."

일주일째 되는 밤, 나는 꿈에서 처음으로 소녀의 손을 잡았다. 차갑고 잉크처럼 번지는 감촉이었다. 소녀는 나를 어둠 속으로 이끌었고, 그곳에는 애니메이션 제작실이 있었다. 수십 개의 그림판 위에 미완성된 장면들, 그리고 구석에 쓰러진 한 남자.

"그는 나를 만들다 죽었어. 하지만 난 그를 죽인 게 아니야. 그는 자신이 창조한 세계가 너무 완벽해서, 현실로 돌아올 수 없었던 거야."

다음 날 아침, 나는 그 애니메이션의 창작자에 대해 검색했다. 세 달 전, 37세의 애니메이터가 작업실에서 과로사했다는 기사를 발견했다. 사인은 과로로 인한 심장마비였지만, 눈에 띈 것은 사망 시 그의 표정이 미소짓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날 밤, 다시 영상을 틀었을 때 화면에 나타난 것은 소녀가 아니었다. 내 모습이었다. 화면 속 내가 천천히 뒤돌아보더니 손짓했다. 모니터 앞에 얼어붙은 나를 향해, 화면 속 내 얼굴이 미소지었다.

"이제 네가 나를 완성시켜 줄 거야. 우리 세계는 네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아름다워."

오늘도 나는 붓을 든다. 열여섯 번째 그림이다. 완벽한 선과 색으로 그 애니메이션의 이야기를 계속 그리고 있다. 가끔은 내 손가락이 잉크처럼 번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이제 돌아갈 수 없다. 이야기가 끝나기 전까지는. 그리고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아마도 다음 화면에서는 당신의 모습이 보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