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영화: 검은 화면 너머
그날 밤 영화관 마지막 상영이 끝난 후, 스크린에 남은 것은 내 얼굴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 얼굴이 아니라 나와 똑같이 생긴 무언가였다. 영화가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검은 화면 위로 희미하게 비친 내 모습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청소부가 입구에서 "다 보셨어요?"라고 물었을 때, 나는 고개만 끄덕였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스크린 속 내 얼굴이 미소를 짓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미소는 내가 짓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옆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이미 다 나가고 없었다. 오늘 상영된 영화는 단 한 번만 상영된다는 독립 괴담 영화제 특별작이었다. 포스터에는 '당신만의 결말을 만나보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나는 천천히 뒷걸음질 쳤다.
스크린 속 내 모습이 손을 들어 유리창을 두드리는 것처럼 움직였다. 그 소리가 정말로 들렸다. 톡, 톡, 톡. 영화관 공간을 울리는 마른 소리. 청소부는 이미 다른 줄로 이동했고, 나는 혼자였다.
"이건... 꿈이야," 내가 중얼거렸다. 그러자 스크린 속 내 모습도 입을 열었다.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입 모양은 똑같았다. '이건 꿈이 아니야.'
등 뒤로 한기가 느껴졌다. 그때 갑자기 영화관 불이 완전히 꺼졌다. 깜깜한 어둠 속에서 스크린만이 희미하게 빛났다. 그리고 스크린 속 내 모습이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오기 시작했다. 벽이 아니라 물 속을 걸어나오는 것처럼, 스크린의 표면이 일렁였다.
나는 뒤돌아 달리기 시작했다. 출구를 찾아 헤매는 동안, 뒤에서 젖은 발소리가 들려왔다. 끝내 출구를 찾았을 때, 문은 잠겨 있었다. 손잡이를 미친 듯이 돌렸지만 열리지 않았다.
"도와주세요!" 소리쳤지만 아무도 없었다. 어둠 속에서 점점 가까워지는 발소리. 차갑고 젖은 손이 내 어깨에 닿았을 때, 나는 돌아보지 않았다.
"결말이 맘에 들지 않으면, 다시 써보겠어요?" 내 목소리인 듯 내 목소리가 아닌 것이 속삭였다.
일주일 후, 그 영화관에서는 새로운 괴담 영화제가 열렸다. 포스터 속 주연 배우의 얼굴은 바로 나였다. 사람들은 줄을 서서 티켓을 구매했고, 나는 스크린 안에서 그들 모두를 바라보고 있었다. 다음 결말의 주인공을 찾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