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GG

괴담초콜렛

달콤한 괴담: 마지막 초콜릿

그녀가 건넨 초콜릿에서 피 냄새가 났다. 달콤함 속에 숨겨진 비릿함이었다. 정확히는 내가 알고 있는 피 냄새와는 달랐지만, 그것이 생명체의 것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미 거절하기엔 늦었다. 그녀의 창백한 얼굴에 스며든 미소를 깨뜨릴 수 없었다.

"특별한 레시피로 만든 거예요. 꼭 먹어봐요."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붉은 노을이 그녀의 얼굴을 비추었다. 미세하게 떨리는 그녀의 손가락 끝에서 초콜릿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녹은 초콜릿은 마치 상처에서 흘러나온 피처럼 그녀의 손바닥을 타고 흘러내렸다.

학교에 퍼진 괴담은 단순했다. '발렌타인데이에 특별한 초콜릿을 받으면 일주일 안에 죽는다.' 아이들의 장난처럼 들렸지만, 지난해 두 명의 학생이 초콜릿을 받고 원인 모를 죽음을 맞이했다. 의학적으로는 '급성 심장마비'였지만, 건강했던 열여섯 살 소년들이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킬 이유는 없었다.

그리고 지금, 그 소문의 주인공으로 지목되던 소녀가 내 앞에 서 있었다.

"맛이... 이상해요." 첫 조각을 입에 넣자 혀끝에서 전해지는 이질적인 감각에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달콤함 뒤에 숨겨진 쓴맛, 그리고 알 수 없는 금속성 맛이 입 안을 채웠다.

"그게 바로 비밀 재료예요." 그녀의 눈동자가 일순간 검게 물들었다가 사라졌다. 착시였을까.

그날 밤, 나는 악몽에 시달렸다. 꿈속에서 수백 개의 심장이 초콜릿 틀 안에서 박동하고 있었다. 그 심장들은 모두 내 것이었다. 식은땀을 흘리며 깨어난 새벽, 가슴이 터질 듯이 아팠다.

다음 날 그녀를 찾아갔다. 교실 구석에 홀로 앉아있는 그녀에게 다가가 물었다. "정말로... 그 소문이 사실인가요?"

그녀는 처음으로 환하게 웃었다. "그럼요. 모두 사실이에요. 하지만 당신은 특별해요."

"특별하다고요?"

"네, 당신만 죽지 않을 거예요. 대신..." 그녀는 내 손을 잡았다. 차갑고 딱딱했다. "당신은 이제 저와 함께 초콜릿을 만들어야 해요. 다른 이들의 심장으로."

그때 깨달았다. 내가 느꼈던 쓴맛과 금속성 맛의 정체를. 인간의 심장이 녹아내린 맛을. 그리고 더 끔찍한 사실은, 그 맛이 점점 익숙해진다는 것이었다. 내 안의 무언가가 변해가고 있었다.

오늘은 발렌타인데이다. 내 손에는 특별한 레시피로 만든 초콜릿이 들려있다. 누구에게 줄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제 학교의 괴담 속 주인공은 둘이 되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