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의 추리: 그림자를 찾아서
그림자가 두 개인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나는 봤다. 내 친구 민수의 그림자였다. 처음엔 별 신경도 쓰지 않았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두 개의 그림자를 만들었거나, 내 눈이 피로해서 겹쳐 보였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더 주의 깊게 봤어야 했다.
민수가 실종된 지 일주일이 지났다. 경찰은 흔한 가출 사건으로 취급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민수의 방에는 그의 지갑, 휴대폰, 심지어 신발까지 그대로 남아있었다. 어떤 사람이 맨발로 가출을 하겠는가?
오늘 나는 민수의 일기장을 발견했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떨리는 글씨체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그것이 내 그림자를 흉내 내고 있다. 점점 더 완벽해지고 있어. 곧 내 자리를 차지할 거야."
등줄기가 오싹해졌다. 창밖을 보니 해가 지기 시작했고, 내 방 안에는 긴 그림자들이 드리워지고 있었다. 일기장을 다시 펼쳐 이전 페이지들을 읽기 시작했다. 민수는 몇 주 전부터 자신을 따라다니는 이상한 존재에 대해 기록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창문 밖에서 자신을 지켜보는 검은 형체였다가, 나중에는 자신의 그림자처럼 행동하는 존재로 변했다고 했다.
민수의 방을 샅샅이 뒤졌다. 그의 컴퓨터에는 '도플갱어'와 '그림자 인간'에 관한 검색 기록이 남아있었다. 여러 민간설화와 괴담 사이트를 방문한 흔적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페이지는 "그림자를 두 개 가진 사람은 죽음에 가까워진 사람"이라는 제목의 괴담 사이트였다.
하지만 합리적인 내 마음은 이런 미신을 믿지 않았다. 분명 논리적인 설명이 있을 것이다. 민수의 방에서 발견한 처방전은 강한 환각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에 관한 것이었다. 그는 최근 불면증과 불안 장애로 치료를 받고 있었다.
그런데 민수의 침대 아래에서 발견한 작은 녹음기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떨리는 손으로 재생 버튼을 눌렀다. "오늘로 3일째, 그것은 내 행동을 완벽하게 따라 한다. 하지만 거울을 보면, 가끔... 내 반영이 나와 다른 행동을 할 때가 있어. 눈을 깜빡이거나... 웃거나..." 녹음 내용 중간에 긴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민수의 목소리가 아닌, 무언가 왜곡된 목소리가 들렸다: "곧 네 차례야."
갑자기 내 휴대폰이 울렸다. 발신자 표시에는 '민수'라고 떠 있었다. 민수의 휴대폰은 그의 책상 위에 여전히 놓여 있는데. 전화를 받자, 익숙한 민수의, 아니 거의 민수 같은 목소리가 들렸다. "나 좀 도와줄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잊어버렸어."
창문을 향해 돌아섰을 때, 바닥에 드리운 내 그림자가 미세하게 움직이는 것을 봤다. 내 움직임과 일치하지 않는 방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