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괴담: 마지막 주문
"오늘부터 이 카페는 자정에 문을 닫지 않습니다." 유리문 앞에 붙은 손글씨 종이를 읽으며 나는 잠시 망설였다. 비가 내리는 밤거리에 우산 없이 서있는 내게 선택권은 많지 않았다. 도서관에서 밤샘 공부를 하다 쫓겨난 후, 이 골목길 끝에 있는 24시간 카페는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 같았다.
문을 열자 풍기는 진한 커피향이 내 감각을 깨웠다. 희미한 조명, 빈티지한 원목 가구, 그리고 벽을 가득 채운 오래된 책들. 이 카페가 이 동네에 있었다니, 신기할 정도로 완벽한 공간이었다. 바리스타는 보이지 않았지만, 카운터 위에 "자리에 앉으시면 갑니다"라는 메모가 놓여 있었다.
창가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펼쳤을 때, 어디선가 바리스타가 나타났다. 검은 셔츠에 앞치마를 두른 모습은 평범했지만, 그의 얼굴이 너무 하얗게 보여 놀랐다. "어서 오세요. 무엇을 드릴까요?" 그의 목소리는 마치 멀리서 들려오는 메아리 같았다.
"아메리카노 한 잔이요," 내가 말했다. 바리스타는 고개를 끄덕이며 "곧 준비해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가 돌아서는 순간, 그의 등 뒤로 시계가 보였다. 11시 58분. 자정이 다가오고 있었다.
커피를 마시며 논문을 쓰는 동안, 나는 카페에 다른 손님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벽에 걸린 시계의 초침 소리만 점점 더 크게 들려왔다. 문득 화장실에 가고 싶어졌다. 바리스타에게 화장실을 물어보려 했지만, 그는 보이지 않았다.
카운터 뒤편으로 향하는 좁은 복도를 따라가니 화장실 표시가 보였다. 문을 열려는 순간, 옆에 있는 다른 문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호기심에 그 문을 살짝 열어보니, 놀랍게도 수십 명의 사람들이 원형으로 둘러앉아 있었다. 모두 커피잔을 들고 있었지만, 그들의 잔은 비어 있었다. 그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창백했고, 눈동자는 생기가 없었다.
"우리 모임에 참석하셨군요." 뒤에서 들려온 바리스타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돌아섰다. "자정의 손님은 항상 특별한 대우를 받습니다."
그때서야 나는 내 커피잔 바닥에 적힌 작은 글씨를 발견했다. "자정의 마지막 주문은 돌아갈 수 없습니다." 순간 모든 시계의 초침이 멈췄다. 그리고 모든 창백한 얼굴들이 나를 향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다음 날 아침, 골목길 끝 카페 앞에는 새로운 안내문이 붙었다. "오늘부터 이 카페는 자정에 문을 닫지 않습니다." 그리고 창문 너머로 검은 셔츠에 앞치마를 두른 하얀 얼굴의 새 바리스타가 미소 짓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