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괴담: 일상을 집어삼키는 회사
출근 버튼을 누르는 순간, 나는 더 이상 나 자신이 아니게 된다.
오늘도 72층 유리 빌딩은 수백 개의 형광등 아래 차가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자 문이 열리고, 그 안에는 이미 여섯 명의 직원들이 서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여섯 명의 '무언가'가 서 있었다. 그들의 눈동자는 조금 더 커졌고, 피부는 조금 더 창백했으며, 어깨는 조금 더 각이 져 있었다. 누구도 이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 누구도 이상함을 느끼지 않는 척했다.
"김 대리, 오늘 보고서 마감이에요." 팀장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두 옥타브 낮았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 목소리는 어디로 갔을까? 아침에 집을 나설 때까지는 분명히 있었는데.
내 책상으로 향하는 길, 복도의 반사광 속에서 내 모습을 흘깃 보았다. 어제보다 머리카락이 세 개 더 빠져있었고, 눈 밑의 다크서클은 한 층 더 짙어져 있었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들리던 무릎 관절의 소리도 오늘은 더 크게 울렸다. 회사에 다닌 지 3년. 내가 늙어가는 속도는 일반적인 생물학적 시간보다 3배는 빠른 것 같았다.
점심시간, 구내식당에서 수십 명의 직원들이 똑같은 리듬으로 밥을 먹고 있었다. 숟가락이 그릇에 부딪히는 소리, 물 마시는 소리, 모두가 완벽한 하모니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그 리듬에 맞춰 식사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때 옆자리에서 신입사원이 다른 리듬으로 밥을 먹기 시작했다. 모든 눈이 그에게 향했다. 그날 오후, 그 신입사원의 책상은 비어 있었다.
저녁이 되어 야근을 하던 중, 화장실에 갔다. 거울을 보니 내 눈동자가 점점 검게 변하고 있었다. 동공이 확장되는 것이 아니라, 눈의 색 자체가 검게 변하고 있었다. 놀라 뒤로 물러서려는데, 귓가에 속삭임이 들렸다. "걱정 마세요, 적응하는 과정일 뿐입니다."
뒤돌아보니 아무도 없었다.
다음 날, 팀장은 내게 웃으며 승진 소식을 전했다. "축하해요, 드디어 우리 회사의 진짜 일원이 되었네요." 그의 눈은 완전히 검은색이었다. 내 책상 위의 거울에 비친 내 눈도 마찬가지였다.
그날 밤, 집에 돌아와 침대에 누웠다. 이제는 잠들기 전에도 내일의 업무를 생각하고 있었다. 눈을 감자 회사의 형광등 불빛이 눈꺼풀 안쪽에서 깜박였다. 알람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시계를 확인했지만, 새벽 3시였다. 그런데도 나는 몸을 일으켜 옷을 갈아입었다. 아직 출근 시간이 아닌데도, 몸이 저절로 회사로 향하고 있었다.
출근 버튼을 누르는 순간, 당신도 더 이상 당신 자신이 아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