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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MBTI

MBTI 괴담: 네 가지 성격의 방

16개의 방이 있는 기숙사에 들어서는 순간, 이곳이 평범한 공간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 복도 끝에 붙은 안내문에는 'MBTI에 따라 배정된 방에서만 지내세요. 다른 방에 들어가면 나올 수 없습니다'라고 씌어 있었다.

처음엔 대학 신입생을 위한 재미있는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이라 생각했다. 내 방 문에는 'INFP'라는 라벨이 붙어 있었고, 문을 열자 따스한 노란빛이 방 안을 채우고 있었다. 책장에는 소설책들이 가지런히 꽂혀 있었고, 벽에는 몽환적인 그림들이 걸려 있었다. 창가에 놓인 화분에서는 라벤더 향이 은은하게 퍼졌다. 이상하게도 이 공간은 내 취향을 완벽하게 반영하고 있었다.

옆방은 'ENTJ'였다. 호기심에 문을 약간 열어보니 날카로운 금속성 냄새가 코를 찔렀다. 방은 미니멀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벽에는 성취 목표와 계획표가 빼곡했다. 바닥에서 무언가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금속 파편? 그때 방 안쪽에서 누군가 걸어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얼른 문을 닫았다.

밤이 깊어질수록 기숙사는 이상한 소리로 가득 찼다. 'ISFJ' 방에서는 누군가 끊임없이 속삭이는 소리가, 'ENTP' 방에서는 광기 어린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복도를 지나가던 중 'ISTJ' 방 앞에서 멈췄다. 문틈으로 붉은 액체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모든 것이 평소와 같았다. 다른 학생들은 밤에 있었던 이상한 일들에 대해 아무도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모두가 자신의 방을 칭찬했다. "완벽해요, 정말 저에게 맞는 방이에요!" 그들의 눈빛이 이상했다. 너무 열정적이고, 너무 공허했다.

일주일 후, 나는 용기를 내어 'ENTJ' 방에 들어갔다. 내 INFP 룸메이트가 실종되었기 때문이다. 그 순간 문이 쾅 닫혔다. 방은 갑자기 변하기 시작했다. 벽이 녹아내리며 차갑고 금속적인 표면으로 변했고, 공기는 무겁고 답답해졌다. 책상 위에는 메모가 있었다: "너의 진짜 MBTI는 ENTJ다. 환영한다."

방 구석에서 웅크리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그들의 얼굴은 점점 비슷해지고 있었다. 모두 같은 표정, 같은 눈빛이었다. 내 손을 내려다보니, 피부 아래로 금속 같은 것이 비쳐 보였다. 문 밖에서는 새로운 입주자가 복도를 걸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MBTI 검사지를 들고, 자신의 방을 찾고 있을 그 사람에게 경고하고 싶었지만, 입에서는 다른 말이 나왔다. "환영해요, 당신의 진짜 방을 찾으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