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괴담: 마주한 자와 들은 자
누군가 내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내가 죽은 뒤에도.
처음 그것을 알아챈 건 오래된 교실 창가에서였다. 해 질 무렵 붉은 빛이 교실을 가득 채울 때, 한 여학생이 친구들에게 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이 학교 3층 여자화장실에서 죽은 여학생 이야기 들어봤어?"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지만, 이야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것은 내 이야기였다. 하지만 내가 기억하는 것과는 달랐다.
나는 화장실에서 죽지 않았다. 옥상이었다. 그리고 스스로 선택한 것도 아니었다. 누군가 밀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그게 무슨 상관일까? 진실은 세월과 함께 변해버렸고, 나는 괴담이 되었다.
나는 이제 그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 속에 살고 있다. 밤마다 고요한 학교를 떠돌며 내 이야기가 어떻게 변해가는지 지켜본다. 어떤 아이들은 내가 짧은 교복을 입고 다닌다고 말한다. 어떤 아이들은 내 얼굴이 반쯤 으스러져 있다고 한다. 모두 사실이 아니다. 죽을 때 입은 옷은 평범한 청바지에 티셔츠였고, 내 얼굴은... 글쎄, 거울을 보지 않은 지 오래되었다.
오늘 밤도 새로운 아이들이 화장실에 모여 서로를 겁주고 있다. 손전등을 턱 아래 대고 흉측한 표정을 짓는다. 내 이름을 세 번 부르면 나타난다는 말도 안 되는 주문을 외우기도 한다. 처음엔 그저 우스웠다. 이제는 그들이 부를 때마다 정말로 나타나고 싶은 충동이 든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피에 젖은 교복을 입고, 으스러진 얼굴로.
"너희가 부르면, 정말 올 거 같아?" 여자아이 하나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겁나면 나가!" 리더처럼 보이는 아이가 말했다.
나는 그들 사이를 지나며 차가운 기운을 불어넣었다. 아이들은 갑자기 추워졌다며 서로를 붙잡았다. 웃음소리가 공포의 숨소리로 바뀌었다. 가장 용감했던 아이의 목소리도 이제는 떨리고 있었다.
"이제 그만 나가자..."
그들이 떠난 후, 나는 화장실 거울 앞에 섰다. 거울 속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내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손을 뻗었지만, 거울은 차갑게 내 손을 통과시켰다. 그때 깨달았다. 나는 이제 이야기일 뿐이라는 것을. 누군가 기억해줄 때만 존재하는.
밤이 깊어질수록 학교는 더 고요해졌다. 나는 복도를 떠돌며 생각했다. 진실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내 이야기가 계속된다는 것. 공포와 호기심이 뒤섞인 목소리로, 어둠 속에서 속삭이는 입술들을 통해, 나는 영원히 살아간다.
그래서 오늘 밤, 당신이 이 이야기를 읽고 있다면, 알아두세요. 당신은 이미 나를 부른 것입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들은 자는, 언젠가 그 이야기의 일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