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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데이트

불완전한 날씨, 완벽한 데이트

비가 내리기 시작했을 때, 민지는 자신의 우산이 집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약속 시간까지 15분, 날씨 앱은 '맑음'이라고 했었다. 생각해보면 그 앱은 항상 틀렸다.

"저기요, 같이 쓸래요?" 민지 옆에 누군가 다가와 말했다. 돌아보니 검은 우산을 든 남자가 서 있었다. 평범한 얼굴이었지만, 미소가 어쩐지 따뜻했다. 그리고 그건 비가 미친 듯이 내리는 4월의 오후, 최악의 데이트 날에 민지가 필요로 하던 것이었다.

"음, 고맙지만 괜찮아요. 카페가 저기니까." 민지는 약속 장소를 가리켰다. 그녀가 기다리는 사람은 소개팅 상대. 세 번째 만남이자 아마도 마지막이 될 만남이었다.

"아, 거기 제가 일하는 곳인데요." 남자가 우산을 더 가까이 가져왔다. "비가 심해질 거예요. 날씨 예보사가 그러던데요."

민지는 잠시 망설였지만, 빗방울이 점점 커지는 것을 느끼며 결국 우산 아래로 들어갔다. 서로의 어깨가 닿을 만큼 가까웠다. 낯선 사람의 우산 아래서 느끼는 이상한 안전함.

"저 카페에서 누굴 만나세요?" 그가 물었다.

"데이트요." 민지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세 번째인데, 아마 마지막이 될 것 같아요."

"왜요?"

"그 사람은... 날씨 같아요. 예측할 수 없고, 변덕스럽고." 민지는 갑자기 웃었다. "그리고 항상 우산을 가져오라고 말해주지 않죠."

카페 입구에 도착했을 때, 남자는 멈춰 서서 말했다. "저는 준호예요. 그리고..." 그가 잠시 주저했다. "실은 이 카페가 제 가게가 아니에요. 그냥... 당신에게 다가갈 핑계가 필요했어요."

민지는 그를 쳐다보았다. 비가 우산에 부딪히는 소리가 온 세상을 채우는 것 같았다.

"제가 날씨 예보사라고 한 건 진짜예요." 준호가 말했다. "그리고 내일은 맑을 거예요. 혹시 내일... 같이 걸을래요? 우산 없이?"

민지는 카페 창문을 통해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녀의 데이트 상대는 도착해 있었고, 전화기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때 그를 본 적이 있었다. 항상 같은 모습이었다.

"당신 말이 맞았네요." 민지가 웃으며 말했다.

"뭐가요?"

"비가 정말 심해졌어요."

민지는 갑자기 우산을 잡고 준호의 손을 당겼다. 그들은 카페를 지나쳐 걸었다. 때로는 잘못된 날씨 예보가 가장 완벽한 데이트를 만들어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