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 괴담: 인스타그램에서 온 그림자
인스타그램에서 본 그의 얼굴은 항상 반쪽만 나왔다. 프로필 사진부터 게시물까지, 마치 의도적으로 반쪽 얼굴만 보여주는 것 같았지만, 민지는 그런 미스터리한 분위기에 더 끌렸다. 첫 데이트 신청이 오갔을 때, 친구들은 모두 말렸다.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 얼굴도 제대로 모르는데 미쳤어?" 하지만 세 달간의 메시지와 영상통화는 민지에게 충분한 확신을 주었다. 그의 목소리는 따뜻했고, 보이는 반쪽 얼굴은 완벽했다.
카페에서의 첫 만남. 민지는 그가 오기로 한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창가에 앉아 입구를 주시하던 그때, 문이 열렸다. 그는 민지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훤칠했다. 하지만 카페의 조명 아래서도 그의 얼굴은 이상하게 반쪽만 선명했다. 다른 반쪽은 마치... 초점이 맞지 않는 것처럼 흐릿했다.
"민지야, 기다렸어?" 그의 목소리는 온라인에서 들었던 것과 똑같았다. 민지는 자신의 환각이라고 생각하며 미소 지었다.
데이트는 완벽했다. 영화를 보고, 저녁을 먹고, 한강을 따라 걸었다. 밤이 깊어갈수록 민지는 그에게 더 매료되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의 얼굴의 흐릿한 반쪽이 더 선명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강변의 가로등 아래서, 민지는 용기를 내어 물었다.
"혹시... 얼굴에 무슨 일 있어? 항상 반쪽만 보여서."
그는 잠시 침묵했다. 강물이 잔잔하게 흐르는 소리만 들렸다. "보여? 네가 볼 수 있어?" 그의 목소리가 갑자기 변했다. 더 깊고, 더 공허하게.
민지는 몸서리를 쳤다. "무... 무슨 말이야?"
"대부분 사람들은 못 봐. 그 사고 이후로..." 그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이제 민지는 그의 얼굴 전체를 볼 수 있었다. 흐릿했던 반쪽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가 그의 얼굴을 정확히 반으로 지워버린 것처럼.
"나 실은... 2년 전에 죽었어." 그의 말에 민지의 온몸이 얼어붙었다. "인스타그램 계정도 친구가 내 명의로 만든 거야, 내 사망 소식을 알리려고. 근데 어느 날부터 계정에 내가 올리지 않은 사진들이 올라오더라고. 그리고 너와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도..."
민지의 휴대폰이 울렸다. 친구에게서 온 메시지였다. "야, 괜찮아? 오늘 유진이네 갔다가 알게 됐는데, 네가 온라인에서 만났다는 그 사람... 2년 전 교통사고로 죽었대. 지금 당장 거기서 나와."
민지가 고개를 들었을 때, 그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강변의 가로등 불빛만이 어둠 속에서 깜박였다. 그리고 민지의 인스타그램에는 방금 찍힌 사진 한 장이 올라와 있었다. 한강변에서 누군가와 함께 찍은 셀카. 하지만 민지 옆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저 흐릿한 반쪽 그림자만이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