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괴담: 변화의 대가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 점점 희미해져 갔다. 28일 동안의 다이어트 효과라고 하기엔 너무 급격한 변화였다. 말랐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했다. 뼈만 남은 얼굴이 낯설게 웃고 있었다.
"1킬로그램이 더 빠지면 완벽할 거예요." 다이어트 코치의 목소리가 뇌리에서 맴돌았다. 그녀의 인스타그램에는 '기적의 28일 프로그램'이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비포&애프터 사진들이 가득했다. 나도 그 중 하나가 되고 싶었다.
그것은 단순한 다이어트가 아니었다. 매일 밤 12시, 그녀가 보내주는 오디오 파일을 들어야 했다. 처음엔 단순한 명상 가이드라인 정도로 생각했다. 눈을 감고 그녀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아침이 밝아 있었고, 배고픔은 신기하게도 사라졌다.
욕실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의 양이 점점 늘어갔다. 손톱은 푸르스름하게 변했고, 피부는 종이처럼 얇아졌다. 그러나 체중계의 숫자가 떨어지는 것을 볼 때마다 느껴지는 성취감은 마약 같았다. 거울 속 왜곡된 형체가 눈에 들어와도 '아직 부족해'라는 생각만 들었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에요. 완벽해질 준비 되셨나요?" 코치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그녀의 최종 오디오 파일을 다운로드했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 눈을 감았다. 이번 목소리는 이전과 달랐다. 더 깊고, 어둡고, 마치 여러 개의 목소리가 겹쳐 있는 것 같았다.
"이제 마지막 1킬로그램을 떠나보낼 시간입니다. 당신의 영혼은 얼마나 무게가 나갈까요?"
눈을 떴을 때, 나는 체중계 위에 서 있었다. 거울 속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체중계의 숫자는 정확히 1킬로그램이 줄어 있었다. 손으로 얼굴을 만져보았지만, 내 손이 닿는 곳에는 아무 감각도 없었다.
침대 위에 놓인 휴대폰이 울렸다. 코치였다. "축하해요!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마치셨네요. 당신의 비포&애프터 사진이 다른 회원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거예요. 우리의 컬렉션에 당신을 추가하게 되어 기쁩니다."
휴대폰 화면에 비친 내 모습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아니었다. 단지 내 껍데기만 남은 완벽한 몸이었다. 인스타그램 피드가 업데이트되었다. 새로운 게시물에는 내 사진 아래 해시태그가 달려 있었다. #기적의28일 #완벽한변신 #영원한아름다움
창밖으로는 새로운 고객이 코치의 스튜디오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녀의 귀에는 이미 이어폰이 꽂혀 있었고, 그녀의 눈에는 내가 한때 가졌던 것과 같은 열망이 빛나고 있었다. 나는 창문을 두드렸지만, 내 손은 그저 공기를 가르기만 했다. 결국 모든 변화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