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대학교: 삶의 무게를 줄이는 법
내 인생에서 가장 무거운 것은 내 몸이 아니라 내 마음이었다. 확실히 깨달은 건 다이어트 대학교에 입학하던 날이었다.
입학식 날, 캠퍼스는 봄볕처럼 따스했다. 교정의 벚꽃은 핑크빛 솜사탕처럼 부풀어 있었고, 학생들은 서로를 스캔하듯 눈으로 재고 있었다. 모두가 서로의 몸을 저울질하는 곳, 다이어트 대학교. 한국 최초로 체중 감량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4년제 대학이었다. 입학 조건은 단 하나, BMI 25 이상. 졸업 조건도 단 하나, 20% 이상의 체중 감량.
"김하준 씨, 입학을 축하합니다. 여기 당신의 신체 측정 결과와 학생증입니다."
담당 교수는 내 몸을 수치화한 종이를 건넸다. 87kg. 종이 위에 쓰인 숫자가 내 존재의 가치인 것 같았다. 학생증 사진 속 내 얼굴은 부풀어 오른 풍선 같았다. 그 사진을 볼 때마다 숨이 막혔다.
첫 수업은 '체중과 자존감의 상관관계'였다. 교수는 칠판에 거대한 등식을 썼다. '자존감 = 1/체중'. 체중이 늘수록 자존감은 떨어진다는 공식이었다. 강의실에 앉은 백여 명의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이 우리의 진리였으니까.
기숙사 룸메이트 민석은 고등학교 육상 선수 출신이었다. 부상 후 30kg이 불어 이곳에 왔다고 했다. 그는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캠퍼스를 달렸다. 그의 숨소리는 밤중에도 들렸다. 꿈속에서도 달리고 있었다.
"살을 빼면 모든 게 해결될 거야," 민석은 자주 말했다. "여자친구도 생기고, 취업도 잘 되고, 부모님도 날 다시 자랑스러워하실 거야."
2학년이 되자 캠퍼스 분위기가 변했다. 1학년 때 입학한 320명 중 50명이 자퇴했다. '과도한 스트레스'가 공식 이유였다. 하지만 캠퍼스에는 다른 소문이 돌았다. 자해, 폭식증, 거식증. 몸무게 감량에 실패한 그들은 대학의 '불량품'이 되어 사라졌다.
3학년 1학기, 나는 15kg을 뺐다. 거울 속 나는 달라졌지만, 마음속 나는 여전히 87kg이었다. 민석은 25kg을 감량해 학교의 스타가 되었다. 그러나 어느 날 밤, 내가 화장실에 갔을 때 민석이 몰래 과자를 먹는 것을 발견했다. 그의 눈에는 도둑의 죄책감이 서려 있었다.
"이거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그가 속삭였다. "난 실패할 수 없어."
졸업을 앞둔 어느 날, 민석이 기숙사에서 사라졌다. 3일 후, 그가 탈진 상태로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그는 72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 달렸다고 했다. 졸업 기준을 맞추기 위해.
졸업식 날, 나는 학장 앞에 섰다. "김하준 씨, 입학 시 87kg에서 현재 65kg. 25.3% 감량 달성. 졸업을 축하합니다."
박수 소리가 귓가에 울렸지만, 나는 졸업장을 받고 바로 나왔다. 캠퍼스를 벗어나 처음으로 패스트푸드점에 들어갔다. 햄버거를 먹으며 깨달았다. 내가 정말 빼야 했던 건 지방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시선이라는 무게였다는 것을. 그리고 다이어트 대학교의 진짜 교훈은 어쩌면 살을 빼는 법이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