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의 남편: 그림자 속에 숨은 진실
어제까지 내 남편이었던 사람이 오늘은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대학교 캠퍼스의 벚꽃 아래서 그는 스무 살 학생으로 돌아가 있었다. 내 눈앞에서 웃고, 떠들고, 다른 여학생에게 미소를 짓는데, 그의 눈빛엔 나를 향한 기억의 그림자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차가운 봄바람이 뺨을 스치고 벚꽃잎은 내 어깨 위에 하얗게 쌓였지만, 내 마음은 그보다 더 차갑게 얼어붙었다. 그는 여전히 잘생겼다. 35세의 내 남편보다 더 밝고 생기 넘쳤다. 그가 지나갈 때마다 잔디밭의 이슬이 반짝이고, 그의 웃음소리가 바람에 실려 온 캠퍼스를 울렸다.
"교수님, 이번 학기 과제 제출일이 언제죠?" 누군가 내게 물었다. 그래, 나는 이곳의 교수다. 심리학과 부교수 김서연. 학생들은 나를 알아보는데, 내 남편은 나를 모른다.
연구실 책상 위에는 그의 사진이 놓여있다. 결혼 5주년 기념일에 찍은 사진. 그 옆에는 내 최신 연구 논문 '기억의 복제와 시간의 상대성: 양자역학적 접근'이 놓여있다. 누구도 믿지 않을 연구. 그리고 누구도 알지 못할 나의 실험.
"당신이 대학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땠을까요?" 한 달 전 저녁, 와인잔을 기울이며 남편에게 물었다. 그는 웃으며 대답했다. "다시 널 만나고 싶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서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싶어."
그의 말은 진심이었을까? 아니면 15년 결혼 생활의 피로감을 감추기 위한 립서비스였을까? 나는 그것을 확인하고 싶었다. 내 연구실에서 비밀리에 개발한 기억 조작 장치로.
그에게 약을 탄 커피를 마시게 하고, 깊은 수면 상태에서 시간의 틈새를 뚫었다. 양자역학적 불확실성의 원리를 이용해 그의 정신을 과거로 보냈다. 단 하루만, 그가 다시 대학생이 되어 나를 처음 만났던 그날로.
그런데 실험은 실패했다. 아니, 너무 성공했다. 그는 정말로 돌아갔다. 육체는 여기 있지만, 그의 의식은 15년 전으로 완벽히 돌아가 버렸다. 그리고 가장 충격적인 진실은, 그 날 우리가 만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내 기억 속에서 우리는 그 벚꽃 아래서 우연히 만났지만, 현실은 달랐던 것이다.
오늘 나는 그를 지켜보았다. 그는 내가 아닌 다른 여자에게 말을 걸었다. 그녀는 웃었고, 그는 그녀의 전화번호를 받았다. 내가 기억하는 우리의 첫 만남은 거짓이었을까? 아니면 내가 만든 또 다른 평행우주의 현실이었을까?
저녁이 되어 그의 의식이 현재로 돌아왔을 때, 그는 모든 것을 기억할까? 아니면 영원히 그 시간 속에 갇혀버릴까? 무엇보다, 내가 만든 이 비틀린 현실에서 우리는 여전히 부부로 남을 수 있을까?
캠퍼스의 종이 6시를 알리고, 벚꽃잎이 마지막으로 떨어지는 순간, 그가 고개를 들어 처음으로 내 눈을 바라본다. 그의 눈빛이 변한다. 혼란, 인식, 그리고 공포가 스쳐 지나간다. 내 남편이 돌아온 것일까, 아니면 또 다른 누군가가 태어난 것일까? 우리의 진실은 이제부터 다시 써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