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생존: 기억의 미로에서
첫 번째 죽음 소식이 들려온 건 기말고사 첫날이었다. 누군가 도서관 옥상에서 뛰어내렸다는 소문이 캠퍼스를 휩쓸었지만, 아무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학교에서 죽음은 항상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였으니까.
두 번째는 내 기숙사 룸메이트였다. 민준이가 자취방 욕실에서 손목을 그었다는 문자를 받았을 때, 나는 그의 책상 위에 놓인 미완성 레포트를 떠올렸다. 3학년 2학기, 취업 준비와 학점 관리 사이에서 모두가 숨이 막혀했던 그 때.
"살아남는 게 이기는 거야." 교수님의 첫 수업 멘트가 귓가에 맴돌았다. 당시엔 그저 취업 시장에 대한 비유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마치 예언처럼 들린다.
대학교는 점점 더 기묘한 공간으로 변해갔다. 강의실은 여전히 차고, 도서관은 밤새 불이 켜져 있었지만, 우리는 서로의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캠퍼스를 가로지르는 길은 점점 더 길게 느껴졌고, 벚꽃이 흩날리는 중앙도로는 이제 누구도 걷지 않는 무덤가처럼 적막했다.
세 번째 사망 소식 후, 학교는 공식적으로 '심리 건강 캠페인'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 캠페인 포스터가 붙은 바로 그 벽 아래에서 네 번째 학생이 쓰러졌다. 과로사라고 했다. 열아홉 살의 과로사.
"너도 조심해." 동기인 서연이가 커피를 건네며 말했다. "요즘 이상해. 마치 이 대학이... 우리를 시험하는 것 같아."
나는 웃으며 말했다. "대학은 항상 우리를 시험해왔잖아." 하지만 속으로는 알고 있었다. 무언가 달라졌다는 것을. 교수들의 눈빛, 커리큘럼의 난이도, 심지어 캠퍼스의 공기까지.
어느 날 밤, 도서관 구석에서 오래된 학교 연감을 발견했다. 아무 생각 없이 페이지를 넘기다가 숨이 멎는 것 같았다. 졸업생 사진 속에서, 지난 삼 년간 자살했다는 모든 학생들의 얼굴이 보였다. 그들은 모두 같은 학과였다. 모두 같은 세미나를 들었다. 모두 같은 교수의 수업을.
그리고 그 세미나는 내일, 내가 첫 발표를 하는 수업이었다.
밤새 자료를 찾았다. 그 교수가 연구하는 '스트레스 반응과 생존 본능 활성화'에 관한 논문들, 그가 받은 비밀 연구비, 학생들의 퇴학과 자살이 겹치는 패턴.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문득 깨달았다. 이 대학은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었다. 이곳은 실험장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실험체였다. 누가 생존할 것인가를 측정하는 거대한 프로젝트의 일부.
마지막 수업 시간, 교수는 내 발표를 듣고 미소지었다. "아주 흥미로운 관점이군요." 그가 말했다. "특히 생존 본능에 관한 당신의 통찰력이 인상적입니다."
우리 눈이 마주쳤을 때, 나는 그가 알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발견한 것을. 그리고 그의 눈에서 읽었다 - 이제 진짜 실험이 시작된다는 것을.
오늘, 나는 다섯 번째가 되지 않기로 했다. 생존하기 위해, 때로는 게임의 규칙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