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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애니

대학교 애니: 하루 만에 그려진 열정

처음 그 애니메이션을 본 순간, 내 인생이 두 조각으로 나뉘었다 - 보기 전과 본 후로. 대학교 4년을 통틀어 가장 충격적인 발견이었다. 중앙도서관 지하 아카이브실에서 우연히 발견한 그것은 'U-Animation: 서울대 애니메이션 동아리 작품집 1995'라는 레이블이 붙은 먼지 쌓인 VHS 테이프였다.

도서관 사서는 내게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그거 20년 넘게 아무도 찾지 않았어요." 그녀의 말에 더욱 호기심이 생겼다. 낡은 VHS 플레이어를 찾아 미디어실에 들어가는 동안, 내 심장은 고고학자가 된 것처럼 뛰었다.

화면이 켜지자 거친 노이즈와 함께 흑백의 이미지가 나타났다. 손으로 그린 애니메이션은 놀랍도록 유려했다. 대학 캠퍼스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는 단순했다 - 시간에 쫓기는 학생, 첫사랑, 졸업을 앞둔 불안. 그러나 그림체는 매 프레임마다 생명력이 넘쳤고, 움직임은 마치 춤을 추는 듯했다.

엔딩 크레딧에 이름 하나가 반복해서 나타났다. '김태희 - 연출, 각본, 작화'. 마지막 페이지에는 작은 글씨로 '24시간 안에 완성된 작품입니다'라는 메모가 있었다. 하루만에? 이건 불가능했다. 내 전공인 애니메이션학과에서 배운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몇 주간 김태희라는 사람을 찾아다녔다. 학교 기록 보관소, 동아리 연혁, 졸업생 명단을 뒤졌지만 그 이름은 어디에도 없었다. 마침내 은퇴를 앞둔 한 교수가 내게 진실을 말해주었다.

"김태희는 실존 인물이 아니오. 그건 애니메이션과의 집단 프로젝트였어. 24시간 동안 잠도 자지 않고 릴레이로 작업한 걸세. 하지만 교수님들이 너무 완성도가 높다며 부정행위를 의심했지. 그래서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한 사람의 작품이라 주장했던 거야. 결국 그들은 모두 F를 받았고, 그 작품은 금지되었네."

충격에 휩싸인 나는 그 테이프를 몰래 디지털화했다. 그리고 복도를 지나가다 한 포스터가 눈에 들어왔다. '24시간 애니메이션 챌린지: 전통을 되살리다'. 우리 학과의 새 프로젝트였다.

지금, 내 책상 앞에 앉아 첫 스케치를 시작하려는 순간, 창문에 비친 내 모습 뒤로 어떤 실루엣이 보인다. 누군가가 내 어깨 너머로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림을 그리는 내 손이 마치 다른 사람의 것처럼 움직이기 시작한다. 김태희는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그저 다음 예술가를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