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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여름

대학교의 여름: 우리가 잊었던 약속

그날 대학교 캠퍼스에는 여름이 폭발했다. 아스팔트에서 열기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고, 나는 열여덟 번째 생일을 맞이한 날 했던 약속을 기억해냈다.

학생회관 앞 벚나무 그늘 아래, 쏟아지는 햇빛을 피해 앉아있자니 10년 전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손가락 사이로 흐르는 얼음물처럼 차갑고 명료하게. 우리는 열여덟 살 여름날, 똑같은 대학에 들어가서 열여덟 살 이후 열 번째 여름에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었다. 민재와 나, 그리고 수현.

"여기서 뭐 해?"

고개를 들자 눈부신 태양빛 속에 한 여자가 서 있었다. 땀에 젖은 티셔츠가 그녀의 몸에 달라붙어 있었고, 짧게 자른 머리카락은 이마에 흩어져 있었다. 수현이었다. 마지막으로 봤을 때보다 더 날카로워진 눈매, 그러나 여전히 같은 미소.

"약속 지키러 왔어." 내가 말했다.

그녀의 눈이 커졌다. "기억하고 있었어?"

대답 대신 나는 주머니에서 작은 종이 조각을 꺼냈다. 10년 전 구겨진 연습장 종이에 세 명이 썼던 약속. 여름 햇살에 바래고 접힌 자국이 선명했지만, 글씨는 여전히 읽을 수 있었다.

"민재는?" 그녀가 물었다.

캠퍼스 중앙 분수대에서 물이 햇빛을 받아 무지개처럼 부서졌다. 그 무지개 조각들이 내 대답을 대신했다.

"아직도 기다리고 있어. 군대에서 사고가 있었다는 소식 들었어."

수현은 내 옆에 조용히 앉았다. 그녀의 손가락이 내 손등을 스쳤다. 우리 사이로 대학교 여름의 뜨거운 공기가 느리게 흘렀다.

"세 명이서 같은 대학에 들어가자고 했었는데." 그녀가 중얼거렸다. "나만 약속을 지켰네."

나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난 이제야 들어왔어. 늦게라도 약속은 지키려고."

수현의 눈이 의문으로 가득 찼다.

"대학원생이야. 이번에 교수 보조로 들어왔어."

그 순간 수현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녀가 화면을 확인하고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민재야." 그녀가 속삭였다.

수현이 전화를 받았다. 그녀의 표정이 놀라움에서 기쁨으로, 다시 복잡한 감정으로 변했다. 통화를 마친 수현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민재가... 오고 있어. 걸을 수 없지만, 약속은 지키겠대."

대학교 정문 쪽에서 휠체어를 탄 남자가 천천히 나타났다. 그는 우리를 향해 손을 들어 흔들었다. 그 순간, 여름 햇살이 그의 얼굴을 비추었고, 나는 그의 미소를 알아봤다. 민재의 휠체어가 우리를 향해 움직이는 동안, 열여덟 살의 약속이 열아홉, 스물, 스물하나의 여름을 뛰어넘어 마침내 이 대학교의 여름에서 완성되고 있었다.

우리 셋은 다시 모였고, 각자 다른 방식으로 약속을 지켰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약속을 위한 또 다른 여름이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