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GG

대학교출근

대학교 출근길: 새벽의 맹세

새벽 5시 반,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을 떴다. 오늘은 대학 강단에 처음 서는 날이었다. 나는 내가 그토록 오래 학생으로 앉아있던 그 강의실에 이제 교수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창밖으로 보이는 도시는 아직 잠에 취해 있었다. 거리의 가로등이 희미하게 깜빡이는 가운데, 나는 조심스럽게 다림질한 셔츠를 입고 넥타이를 맸다. 거울 속 내 모습은 10년 전 이 대학에 첫 입학했던 날의 그 떨리는 소년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였다. 다만 이번에는 가방에 교과서 대신 강의 계획서와 첫 수업 자료가 들어있을 뿐이었다.

버스에 올라타자 익숙한 노선이 펼쳐졌다. 학부생, 대학원생, 연구원, 그리고 이제는 교수. 같은 버스, 같은 길, 다른 사람이 되어 나는 계속해서 이 길을 오간다. 창문에 비친 내 얼굴 위로 지나가는 풍경들이 겹쳐진다. 다른 시간대의 내가 모두 이 버스에 함께 타고 있는 것만 같았다.

대학 정문에 도착했을 때, 아침 햇살이 캠퍼스의 붉은 벽돌 건물들을 비추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아직 몇 없었다. 인문대 건물로 향하는 길, 목이 마르다는 것을 느꼈다. 무의식적으로 발걸음은 예전에 늘 들렀던 그 카페로 향했다.

"아메리카노 한 잔이요." 주문하는 내 목소리가 떨렸다.

"교수님 맞으시죠? 오늘 첫 강의시죠?" 바리스타가 물었다. 놀라 그를 바라보니, 지난 학기 내가 대학원 조교로 가르쳤던 학생이었다.

"어... 그래. 어떻게 알았어?"

"저희 선배들 사이에서 소문이 자자해요. 최연소 교수님이라고." 그가 웃으며 말했다. "이거 제가 쏠게요. 행운을 빌어요."

커피를 받아들고 강의실로 향하는 길, 나는 10년 전 첫 수업날 이 길을 걸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때의 나는 이 순간을 상상이나 했을까? 강의실 문 앞에 서서, 나는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손잡이를 잡는 순간, 손에 든 커피가 살짝 출렁였다.

문을 열자 60여 명의 학생들이 일제히 고개를 들었다. 그들의 눈빛 속에서 호기심, 기대, 의심, 졸음을 보았다. 내 눈빛도 한때 그러했다. 내가 첫 걸음을 강단으로 옮기는 순간, 갑자기 깨달았다. 대학이란 영원한 출근길이었다. 끊임없이 지식을 향해 걸어가는, 결코 끝나지 않는 여정.

나는 책상에 가방을 내려놓고, 창가로 시선을 돌렸다. 또 다른 나의 출근길이 아침 햇살 속에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