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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패션

패션 대학교: 거울 속 진실

거울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비추고 있었다. 한 학기 동안 디자인한 졸업 작품 컬렉션을 입고 서 있는 나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어딘가 낯설었다. 패션디자인과 4학년 김민주. 내일은 대학교 생활의 마지막을 장식할 졸업 패션쇼였다.

"민주야, 이번에 네 컬렉션 보러 윤강희 디자이너도 온대. 기회야, 기회." 옆에서 룸메이트 서연이 흥분된 목소리로 속삭였다. 한국 패션계를 이끄는 디자이너의 이름에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아무도 모르는 내 비밀, 윤강희는 내가 4년간 모든 작품의 영감을 훔쳐온 대상이었다.

작업실 가득 퍼지는 원단 냄새와 재봉틀 돌아가는 소리 사이, 휴대폰 화면에 떠오른 윤강희의 최신 인스타그램 게시물. 그의 색감, 실루엣, 구성을 분석하고 변형해 '나만의 스타일'이라 우겨왔다. 수많은 밤을 새우며, 그의 작품에서 영감 이상의 것을 가져왔다. 표절과 영감 사이 흐릿한 경계를 내 마음대로 해석하며.

"교수님들 평가에서 혁신적이라는 말 들었다며? 너 정말 대단해." 서연의 말에 웃음으로 답했지만, 속은 쓰라렸다. 대학교 4년, 나는 내 진짜 목소리를 찾지 못했다.

졸업 패션쇼 당일, 백스테이지는 혼란 그 자체였다. 모델들 사이로 걸어가던 중, 윤강희와 마주쳤다. "학생 작품이 기대되네요." 그가 미소 지었다.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쇼가 시작되고, 음악이 울려 퍼졌다. 런웨이에 올라간 내 작품들은 스포트라이트 아래 빛났지만, 그 빛은 내 것이 아닌 듯했다. 박수 소리와 플래시 세례 속에서 나는 숨을 쉴 수 없었다.

쇼가 끝나고 윤강희가 내게 다가왔다. "재능 있네요. 다음 시즌 인턴 자리가 있는데 관심 있나요?" 꿈에도 그리던 제안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 거짓된 재능으로 지은 성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감사합니다만... 제 작품에 대해 솔직히 말씀드려야 할 것이 있습니다." 내 입에서 나온 고백에 주변이 조용해졌다. "당신의 작품에서 너무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사실은..."

예상과 달리 그의 표정에는 분노가 아닌 이해가 깃들었다.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마지막 두 작품, 그건 당신만의 목소리였어요. 거기서 진짜 당신을 봤습니다."

그날 밤, 대학교 작업실에 홀로 남아 모든 스케치북을 펼쳐놓았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패션은 누군가를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천과 실로 써내려가는 것임을 깨달았다. 거울 앞에 서자, 드디어 진짜 나를 마주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