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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호텔

밤의 대학교, 새벽의 호텔

대학교 본관 옥상에서 바라본 도시의 불빛은 별자리처럼 흩어져 있었다. 나는 졸업 전날, 다시는 오르지 못할 이곳에 몰래 침입했다. 육 년이란 시간이 이토록 빨리 지나갈 줄은 몰랐다. 두 번의 휴학과 한 번의 유급을 거쳐 마침내 졸업을 앞둔 내게, 이 캠퍼스는 이제 낯선 호텔 같았다.

차가운 봄바람이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멀리서 들려오는 술 취한 선후배들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어깨에 걸친 가방 안에는 내일 있을 졸업식 가운이 구겨진 채 들어 있었다. 내 전공인 호텔경영학과에서의 마지막 실습은 아이러니하게도 이 대학 게스트하우스 청소부였다. 난 늘 호텔 스위트룸의 매니저를 꿈꿨지만, 현실은 남의 흔적을 지우는 사람이었다.

"여기서 뭐 하는 거예요?"

등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나는 화들짝 놀라 돌아섰다. 정장 차림의 여자가 문가에 서 있었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지만, 그녀의 태도는 이곳의 주인 같았다.

"죄송합니다. 졸업 전에 마지막으로 전경을 보고 싶어서..." 변명처럼 말을 꺼냈다.

여자는 웃었다. "괜찮아요. 저도 같은 이유로 왔으니까."

그녀는 내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녀에게서는 고급스러운 향수 냄새가 났다. 호텔에서 일하며 익힌 감각으로는 최소 30만 원은 할 법한 향이었다.

"저도 내일 졸업해요. 건물관리학과요."

그녀의 말에 나는 놀랐다. 우리 학교에 그런 학과가 있었나? 하지만 이 넓은 캠퍼스의 모든 학과를 알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호텔경영학과입니다." 내가 말했다.

"아, 그럼 앞으로 호텔에서 일하게 되겠네요?"

"그게 목표죠. 아직 취업은 안 됐지만..."

그녀는 명함 한 장을 건넸다. '그랜드 플라자 호텔 인사팀장'. 믿기지 않는 우연에 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내일 졸업식 끝나고 와보세요. 면접 한번 봐드릴게요."

다음 날 졸업식이 끝난 후, 나는 그랜드 플라자 호텔로 향했다. 호텔 로비에 도착하자 직원이 다가왔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어제 인사팀장님을 만났는데, 면접 약속이 있어서요."

직원의 표정이 의아해졌다. "죄송합니다만, 저희 인사팀장님은 남자분이십니다. 그리고 어제는 해외 출장 중이셨어요."

등골이 오싹해졌다. 가방에서 어제 받은 명함을 꺼냈다. 그곳에는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았다. 그저 하얀 종이 한 장일 뿐이었다.

며칠 후, 대학 동창회 단체 채팅방에 한 소식이 올라왔다. '지난 밤 본관 옥상에서 투신, 10년 전 같은 날 건물관리학과 학생이 투신한 장소와 동일'. 기사 속 흑백 사진 속 여학생은 그날 밤 내가 만난 그녀와 똑같은 얼굴이었다. 그리고 기사 말미에는 "사고 당시 피해자는 그랜드 플라자 호텔 입사가 확정됐던 것으로 알려졌다"는 문장이 있었다.

오늘, 그랜드 플라자 호텔에서 이메일이 왔다. 제목은 '면접 합격 통지서'. 발신자는 '건물관리학과'였다. 대학은 끝났지만, 누군가의 호텔에서 새로운 투숙객이 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