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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노래

데이트의 마지막 노래

귓가에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가 갑자기 노이즈로 변했다. 향수 냄새와 카페의 에스프레소 향이 뒤섞인 공간 속에서, 난 그녀의 입술이 움직이는 것만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의 열 번째 데이트였다.

"이 노래 들려? 우리 첫 데이트 때 들었던 거야."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달콤하면서도 쓸쓸했다. 기타 선율이 비처럼 내리고, 보컬의 목소리는 안개처럼 공간을 채웠다. 그녀는 리듬에 맞춰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두드렸다. 반지 없는 그녀의 손가락이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그녀의 눈이 흔들렸다. 그동안 열 번의 데이트 동안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표정이었다. 평소라면 밝게 웃던 그녀의 입가에 어색한 미소가 걸렸다.

"우리... 그만하자."

그 순간 카페의 노래가 바뀌었다. 첫 데이트 때 들었던 그 노래는 끝나고, 새로운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모르는 노래였다. 낯선 리듬, 낯선 가사, 낯선 목소리. 커피 향이 갑자기 쓴맛으로 느껴졌다.

"난 널 좋아해. 정말로. 하지만..."

그녀의 말이 이어졌지만, 내 귀에는 노래 가사만 들려왔다. '이별', '끝', '작별'과 같은 단어들이 스피커를 통해 내 가슴을 찔렀다. 아이러니하게도 경쾌한 멜로디였다.

"왜?"라는 한 마디를 겨우 내뱉었다.

"네가 매번 데이트할 때마다 같은 옷을 입어. 같은 말을 해. 같은 선물을 줘. 심지어 불러주는 노래도 항상 같아."

그녀의 말이 사실임을 부정할 수 없었다. 확실히 난 루틴을 좋아했다. 같은 셔츠, 같은 레스토랑, 같은 길을 걷는 것이 안정감을 줬다. 그리고 내가 부르는 노래는 언제나 그 한 곡뿐이었다.

"변화가 필요해. 인생은 다양한 노래를 불러야 해. 이해해줘."

그녀는 일어섰다. 난 그대로 앉아있었다. 그녀가 떠나는 모습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슬로우 모션으로 느껴졌다. 문을 열고 나가기 전, 그녀는 마지막으로 내게 손을 흔들었다.

카페에 혼자 남겨진 나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음악 앱을 열고 처음으로 '랜덤 재생'을 눌렀다. 낯설지만 새로운 멜로디가 이어폰을 통해 흘러나왔고, 난 처음으로 내가 알지 못했던 노래의 가사를 따라 불러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