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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드라마

데이트 드라마: 실패한 배우의 완벽한 연기

"열 번의 NG 끝에 마침내 완벽한 키스 신이 탄생했습니다!" 카페 TV에 흘러나오는 드라마 메이킹 필름을 보며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6년 전, 그 장면의 주인공이 바로 내 앞에 앉아 있는 그녀였으니까.

"어색하네요." 그녀가 커피잔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블라인드 데이트 앱으로 만난 사람이 옛날에 내 드라마를 봤다니."

창문 너머로 퍼지는 노을빛이 그녀의 얼굴을 물들였다. 한때 전국의 시청률을 휩쓸던 메인 여배우에서 이제는 조연도 힘든 서른다섯의 여자. 프로필 사진보다 훨씬 야위어 있었지만, 그래도 TV에서 봤던 그 특유의 눈빛만은 여전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입을 열었다. "저는 당신의 팬이었어요. 특히 '별빛 속삭임'에서의 연기는 정말 인상적이었죠."

그녀의 눈이 순간 반짝였다가 이내 흐려졌다. "그 드라마 이후로 모든 게 망가졌어요. 스캔들, 악플, 그리고... 오디션에서의 연속된 탈락."

대화는 예상보다 빠르게 깊어졌다. 그녀는 화려했던 과거와 초라한 현재 사이에서 방황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카메라 앞에서는 완벽하게 연기했지만, 실제 삶은 미완성 대본 같았다고.

"사실 오늘도 연기하고 있어요," 그녀가 갑자기 고백했다. "데이트 앱에서 저는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인 배우'로 프로필을 만들었거든요. 거짓말이죠."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때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 메시지를 확인한 그녀의 표정이 밝아졌다.

"믿기지 않아요. 오디션 콜백이래요! 6개월 만이에요."

그녀의 기쁨에 찬 표정을 보며 문득 떠올랐다. 나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블라인드 데이트 앱에 '평범한 회사원'으로 등록했지만, 실제로는 곧 그녀가 오디션을 볼 드라마의 조연 캐스팅 디렉터였다.

말해야 할까? 아니면 이대로 연기를 계속할까? 그녀에게 오디션 팁을 몰래 알려주면 그녀의 재기를 도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공정하지 않은 일이다.

"저도 사실... 고백할 게 있어요." 내가 입을 열었을 때, 그녀는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이미 알아요. 당신이 누군지." 그녀의 목소리에 담긴 자신감에 나는 놀랐다. "그 드라마의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제가 했던 대사 기억나요? '연기는 삶을 속이는 게 아니라, 삶의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카페의 조명이 어두워지며 그녀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웠다. 이제 우리 앞에는 두 개의 각본이 놓여 있었다. 하나는 지금까지의 연기를 끝내는 것, 다른 하나는 새로운 드라마를 시작하는 것. 그리고 나는, 이 이야기의 엔딩이 어떻게 쓰여질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