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의 로맨스: 우리가 말하지 않는 것들
그녀가 커피를 마실 때마다 왼쪽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다는 걸 나는 정확히 세 번째 데이트에서야 알아차렸다. 그것은 마치 비밀스러운 미소 같았고, 나만 볼 수 있는 특권처럼 느껴졌다. 우리의 다섯 번째 만남, 가을비가 창문을 두드리는 카페의 구석자리에서 그녀는 머그잔을 두 손으로 감싸 들었다. 따뜻한 김이 그녀의 안경에 서서히 김을 서리게 했고, 그 뒤로 보이는 그녀의 눈동자는 흐릿한 수채화 같았다.
"우리 이제 그만 데이트하자." 그녀가 말했다.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카페의 모든 소음이 갑자기 사라졌다. 그녀의 입술이 움직이는 것을 보았지만, 내 귀에는 방금 들은 한 문장만이 반복해서 울렸다.
"무슨 뜻이야?" 내 목소리는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들렸다.
그녀는 안경을 벗어 천천히 닦았다. 그녀의 손가락 마디가 유난히 하얗게 보였다. "이렇게 주기적으로 만나서, 서로를 탐색하고, 좋아할 만한 지점을 찾는 이 과정. 이제 지겹지 않아?"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녀의 말은 나를 산산조각 내고 있었다. 일주일 내내 기다렸던 이 시간이, 그녀의 입에서는 '지겨운 과정'으로 표현되었다. 창밖으로 사람들이 우산을 쓰고 서둘러 지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모두 어딘가로 향하고 있었다.
"아니," 그녀가 내 표정을 보고 급히 덧붙였다. "내 말은, 이제 그냥 연인이 되자는 거야. 다섯 번의 데이트면 충분하잖아. 더 이상 서로를 시험할 필요 없어."
그 순간, 나는 안도와 기쁨, 그리고 약간의 당혹감이 뒤섞인 이상한 감정을 느꼈다. 내 심장은 미친 듯이 뛰었고, 목구멍이 말라붙는 듯했다. 그녀는 여전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안경을 다시 쓰고 나니 그녀의 눈이 선명하게 보였다. 그 눈에는 웃음기가 어려 있었다.
"네가 그렇게 놀랄 줄은 몰랐어,"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우리가 여섯 번째 데이트에서 뭘 할지 고민할 필요 없으니 좋지 않아? 이제 우리는 그냥... 같이 있으면 돼."
창밖의 비가 그치기 시작했다. 햇빛이 구름 사이로 비집고 들어와 그녀의 얼굴에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그녀의 왼쪽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고, 이번에는 커피 때문이 아니었다. 나는 이 표정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아침에 내가 처음 볼 광경이 될지 상상했다. 로맨스는 데이트가 끝난 자리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그날 오후에야 비로소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