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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여친

완벽한 데이트, 상상 속 여친

모든 준비가 끝났을 때, 문자 한 통이 왔다. "오늘 데이트, 정말 기대돼."

나는 거울 앞에서 마지막으로 넥타이를 정돈했다. 세 번째 데이트. 이번엔 정말 특별하게 준비했다.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예약, 강변 야경이 보이는 루프탑 바,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강 선상에서의 달빛 산책까지. 완벽해야 했다. 그녀가 완벽했으니까.

첫 만남에서 그녀의 미소는 내 세상을 밝게 비추었다. 두 번째 데이트에서 우리는 서로의 손을 잡았고, 밤하늘의 별들처럼 반짝이는 그녀의 눈동자에 나는 이미 빠져들고 있었다. 오늘은... 오늘은 고백하기 좋은 날이 될 것이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자 그녀가 보였다. 햇살을 머금은 드레스 차림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서 있었다. 나를 본 그녀는 손을 흔들었다. 내 심장이 쿵쾅거렸다.

"기다렸어?"

그녀의 향기가 내 주변을 감쌌다. 계획대로라면 우리는 지금 레스토랑으로 향해야 했다. 하지만 그녀는 내 팔을 잡아끌었다.

"오늘은 내가 준비한 데이트 코스가 있어. 따라올래?"

우리는 계획에 없던 길을 걸었다. 골목길 작은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먹고, 동네 게임센터에서 아이들처럼 웃었다. 그녀는 내가 이길 수 있도록 일부러 게임을 져주는 척했지만, 사실 그녀가 훨씬 잘했다. 공원 벤치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었을 때, 그녀의 손가락이 내 손에 스쳤다.

"고마워, 정말 즐거웠어."

그녀가 말했다. 내 계획은 무너졌지만, 이상하게도 더 완벽한 날이 되었다.

"나... 사실..."

고백하려던 그 순간, 전화벨이 울렸다. 내가 아니라 그녀의 전화였다.

그녀는 한참을 통화했다. 전화를 끊은 그녀의 표정이 어두웠다.

"미안해, 급한 일이 생겼어.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아."

그녀는 내 뺨에 가볍게 키스하고 사라졌다. 나는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그녀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구름 한 점 없는 밤하늘에 별들이 빛났다. 갑자기 왼쪽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렸다. 그녀의 메시지였다.

"오늘 정말 즐거웠어. 다음에는 너의 계획대로 해보자. 레스토랑, 루프탑, 그리고 한강. 네가 준비한 것들, 다 알고 있었어. ♥"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화면 속 그녀의 이름 위에는 '여친❤️'이라고 저장되어 있었다. 어느새 우리는 그렇게 되어 있었다. 완벽한 계획 없이도, 아니, 계획이 무너져도 완벽할 수 있는 관계. 전화기를 다시 주머니에 넣으며 생각했다. 다음 데이트는 그녀가 계획하게 해야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