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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영화

영화 같은 데이트

그날은 티켓이 찢어지는 소리로 시작되었다. 극장 입구에서 그녀가 내 손에 영화표를 쥐어주었을 때, 나는 그것이 우리의 마지막 데이트가 될 줄 몰랐다. 종이에 인쇄된 영화 제목 '끝나지 않는 하루'가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

그녀는 팝콘 냄새가 가득한 로비에서 빨간 원피스를 입고 서 있었다. 불완전한 조명 아래 그녀의 실루엣이 마치 영화 포스터에서 튀어나온 듯했다. 어깨에 살짝 걸친 가디건이 에어컨 바람에 살랑거렸다. 그 모습이 지금도 선명하다.

"우리 인생이 영화라면 어떤 장르일까?" 그녀가 갑자기 물었다. 극장 의자에 앉으며 나는 웃었다. "로맨틱 코미디?"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우리는 이미 서스펜스에 살고 있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영화가 시작되고 스크린의 빛이 그녀의 얼굴을 비췄다. 그 순간 문득 깨달았다. 내가 그녀의 표정을 보면서 스크린은 거의 보지 않고 있다는 것을. 그녀의 눈에 맺히는 영화 속 장면들, 감정에 따라 미묘하게 변하는 입꼬리, 놀랄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내 팔을 잡는 손가락의 압력. 그것이 내게는 최고의 영화였다.

중간에 그녀는 내 귀에 속삭였다. "주인공이 죽을 것 같아." 나는 그저 웃었다. 영화의 반전 따위보다 그녀의 숨결이 내 귓가에 닿는 감각이 더 강렬했으니까.

영화가 끝나고 우리는 밤거리를 걸었다. 네온사인이 빗물에 반사되어 아스팔트 위에서 춤을 추었다. 그녀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내게 물었다. "우리의 엔딩은 해피엔딩일까?"

다음 날 아침, 그녀의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 "우리 삶은 영화가 아니야. 편집도, 컷도 없어. 나는 다른 이야기를 시작하려 해." 너무나 영화 같은 이별 멘트였다.

지금 나는 그날의 영화 DVD를 손에 들고 있다. 한 번도 보지 않았다. 영화관에서도 그녀만 바라봤으니까. 그리고 알고 있다. 영화를 보는 순간, 그날의 데이트는 정말로 끝나버릴 것이다.

때로는 삶이 영화보다 더 클리셰일 때가 있다. 그리고 가끔은, 영화관에서의 데이트처럼, 우리는 옆 사람을 바라보느라 정작 우리 앞에 펼쳐진 이야기를 놓치기도 한다. 하지만 어쩌면 그것이 진짜 보고 싶었던 영화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