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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오컬트

오컬트 데이트: 그림자 너머의 만남

첫 데이트 장소로 그녀가 오컬트 용품점을 제안했을 때, 나는 그저 독특한 취향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그날 밤 그녀의 눈동자가 달빛 아래서 보라색으로 변했을 때, 내 평범한 삶은 끝이 났다.

"타로 카드 한 번 뽑아볼래?" 민지의 목소리는 은은한 향초 연기 사이로 퍼졌다. 가게 안은 말린 허브와 오래된 양피지 냄새로 가득했다. 벽에 걸린 드림캐처들이 창문으로 들어오는 미세한 바람에 희미하게 흔들렸다. 나는 카드 한 장을 뽑았다. '죽음'이라고 적힌 카드를 보고 민지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괜찮아, 실제 죽음을 의미하는 건 아니야. 변화를 상징하지." 그녀의 말에 안심하며 웃으려는 순간, 가게 안의 모든 전구가 동시에 깜빡였다. 민지는 내 표정을 유심히 관찰했다. "겁이 났어?"

"아니," 내가 대답했다. "오히려 흥미롭네."

그녀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대부분은 이 시점에서 도망가더라고."

우리는 그 후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녀가 음료를 마실 때마다 창문 너머 가로등이 깜빡였다. 우연이라고 치부하려 했지만, 세 번째 깜빡임에는 더 이상 우연으로 보기 어려웠다.

"질문 있어," 내가 말했다. "혹시... 네가 특별한 능력이 있는 거야?"

민지는 조용히 웃었다. "마침내 알아챘구나. 매번 첫 데이트에서 이런 걸 설명하기가 힘들어서... 보통은 두 번째 데이트까지 가지 못해."

"나는 달라." 내가 말했다.

"정말?" 그녀의 눈이 다시 한번 보라색으로 번쩍였다. "그럼 오늘밤 자정에 남산 옛 성터에서 만날래? 내가 진짜로 무엇인지 보여줄게."

망설임 없이 동의했다. 어둠 속에서 그녀를 기다리며, 갑자기 서늘한 공기가 내 주변을 감쌌다. 그리고 민지가 나타났다 – 하지만 혼자가 아니었다. 그녀 주변으로 희미한 실루엣들이 춤추듯 움직였다.

"저들은 내 조상들이야," 그녀가 설명했다. "수백 년 동안 우리 가문은 이승과 저승 사이의 문을 지켜왔어. 그리고 나는... 새로운 문지기가 필요해."

그녀가 손을 내밀었다. "두 번째 데이트로 영원을 선택하겠어?"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 내 평생 동안 뭔가를 찾고 있었다는 것을. 어쩌면 그것은 바로 이것, 이 기묘한 세계와의 연결이었을지도 모른다. 나의 손이 그녀의 손을 향해 뻗어나갔고, 그 순간 내 그림자가 독립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평범한 데이트가 끝나고, 우리의 진짜 이야기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