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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유튜버

데이트 유튜버: 카메라 너머의 진실

그녀가 말했다. "오늘부터 우리의 모든 데이트는 유튜브에 올라갈 거야." 나는 그녀의 손에 들린 고가의 카메라를 바라보며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그것은 내 입술만 움직인 가짜 웃음이었다.

민지는 3개월 전부터 데이트 브이로그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취미로 시작했지만, 우리의 '자연스러운' 데이트 모습이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그녀의 구독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카페에서 마주 보며 웃는 모습,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는 장면, 심지어 내가 깜짝 선물을 건네는 순간까지. 모든 순간이 콘텐츠가 되었다.

"여기서 내 손을 잡아줘. 자연스럽게." 그녀가 카메라를 세팅하며 말했다. 우리는 가을의 단풍길을 걷고 있었다. 발 아래서 마른 낙엽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보다 더 크게 들리는 것은 내 마음속의 한숨이었다.

민지의 유튜브 채널 '우리들의 데이트'는 이제 30만 구독자를 가진 인기 채널이 되었다. 브랜드 협찬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그녀는 점점 더 완벽한 데이트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애썼다. "다시 한 번 웃어봐, 이번에는 더 행복해 보이게." 같은 장면을 세 번, 네 번 반복하는 일이 잦아졌다.

커피 한 잔을 마시는 데에도 최소 15분의 촬영이 필요했다. 커피 거품 위에 카카오 파우더로 그려진 하트가 완벽하게 보이는 각도를 찾고, 내 표정이 '자연스럽게 감동받은' 모습으로 보일 때까지. 그 커피는 차갑게 식어버린 지 오래였다.

어느 날 밤, 전에 없던 용기가 생겼다. "우리 진짜 데이트를 해보는 건 어때?" 내가 제안했다. "카메라 없이, 그냥 우리만의 시간으로."

그녀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나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그녀의 눈동자에 비친 내 모습이 처음으로 진짜 나로 보인다는 것을. 그동안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던 '남자친구' 캐릭터가 아닌, 실제 내 모습으로.

"알았어," 그녀가 말했다. "내일은 카메라 없이 만나자."

다음 날 아침, 나는 그녀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새 영상을 발견했다. 제목은 '남자친구와 이별합니다 (노 카메라 챌린지)'. 영상 속 그녀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진실된 관계를 원한다면 때로는 카메라를 내려놓아야 한다는 걸 배웠어요."

조회수는 이미 50만을 넘어서고 있었다. 내 휴대폰은 일제히 울리기 시작했다. 우리의 마지막 데이트가 시작되기도 전에, 그것은 이미 그녀 채널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콘텐츠가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