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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자매

자매의 데이트: 삶을 나누는 두 개의 심장

인생의 가장 조용한 비밀은 때로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도 말하지 않는 것들이다. 그날은 봄비가 창문을 두드리던 토요일 오후, 연주는 여느 때처럼 자매와의 정기적인 '자매 데이트'를 위해 화장대 앞에 앉아 있었다.

"언니, 이 립스틱 어때? 너무 튀나?" 연주가 입술에 바른 선홍색 립스틱을 보여주며 물었다. 거울 속에는 그녀만 있었다. 대답은 오지 않았지만, 연주는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옷장에서 꺼낸 두 벌의 원피스를 침대 위에 나란히 펼쳐놓았다. 왼쪽은 그녀의 것, 오른쪽은 자매의 것. 항상 그랬듯이. 커피 한 잔을 테이블 반대편에 놓으며 연주가 중얼거렸다. "오늘 카페 새로 생긴 데 가볼까? 네가 좋아하는 티라미수 있대."

비가 조금 세차게 창문을 때렸다. 연주는 우산 두 개를 챙겼다. 하나는 빨간색, 하나는 파란색. 파란색은 언제나 자매의 것이었다. 아파트를 나서며 연주는 자매와 나눈 첫 데이트를 떠올렸다. 고등학교 졸업 직후, 둘이서만 간 영화관에서의 시간. 팝콘을 나누고, 같은 장면에서 웃고, 슬픈 장면에서는 서로의 손을 꼭 잡았던 그 순간.

카페에 도착한 연주는 창가 자리, 두 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을 선택했다. 메뉴판을 집어 들며 그녀는 웨이터에게 말했다. "아메리카노 하나와 카페모카 하나 주세요. 그리고 티라미수도요."

웨이터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손님... 혹시 누구를 기다리시나요?"

"아뇨, 주문한 대로 두 잔 주세요." 연주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음료가 나왔을 때, 연주는 카페모카를 테이블 반대편으로 밀었다. 티라미수 접시도 중간에 놓았다. 그녀는 자매와 나누던 수다를 이어갔다. 장난스럽게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고, 때로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저기요." 옆 테이블의 노부인이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실례지만... 누구와 대화하시는 건가요?"

연주는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담담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제 쌍둥이 자매와요. 3년 전 오늘, 교통사고로 떠났어요."

노부인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연주는 미소지었다. "괜찮아요. 우리는 매주 데이트해요. 그녀가 좋아하던 모든 것들을 함께 경험하면서요. 사람들은 이별이 끝이라고 생각하지만..."

연주는 자매의 카페모카에 손을 가져다 대며 문장을 마쳤다. "진정한 사랑은 죽음도 넘어선다는 걸, 저는 매주 배우고 있어요."

비가 그치고 햇살이 창문을 통해 쏟아져 들어왔다. 연주의 테이블에 유독 밝은 빛이 내리쬐었고, 그 순간 그녀는 테이블 반대편에서 누군가의 따스한 손길이 자신의 손을 감싸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카페모카 잔 위로 피어오르는 김이 마치 미소짓는 얼굴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