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드라마: 마지막 에피소드
텔레비전이 켜져 있었다. 아무도 켠 적 없는데도. 심야 드라마의 블루 스크린이 어둠 속에서 미친 듯이 깜박거렸다. 나는 알았다. 그녀가 돌아왔다는 것을.
"오늘 밤에도 방송됩니다, '그녀의 복수' 마지막 회..." 화면 속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흐릿하게 들려왔다. 이 드라마는 3년 전 갑자기 사망한 배우 윤세라가 주연이었던 작품이다. 마지막 에피소드를 촬영하던 날, 그녀는 세트장에서 의문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 마지막 에피소드는 결코 방송되지 않았다.
내 손가락이 리모컨 위에서 떨렸다. 채널을 바꾸려 했지만, 전원 버튼은 먹통이었다. 그때 화면 속 인물이 정면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윤세라였다. 그러나 그녀의 눈은 공허했고, 입가의 미소는 부자연스럽게 길었다.
"당신이군요, PD님." 그녀가 말했다. 내 이름을 불렀다. 내 심장이 멈춘 듯했다. 내가 그녀의 마지막 작품의 PD였으니까.
커튼이 바람 없이 흔들렸고, 방 안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화면 속 윤세라는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그녀의 얼굴이 점점 화면을 채웠다. "그날... 사고가 아니었죠?" 그녀의 목소리가 이제는 TV 스피커가 아닌 내 귓가에서 들렸다.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무슨 소리야? 그건 불의의 사고였어. 모두가 알잖아."
"정말요? 그럼 왜 마지막 에피소드를 방송하지 않았죠? 내가 죽는 장면이... 시나리오에 없었다는 걸 시청자들이 알까 봐 두려웠나요?"
식은땀이 등을 타고 흘렀다. 그 날의 기억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높은 시청률을 위해 윤세라에게 위험한 스턴트를 강요했던 나. 안전장치를 확인하지 않았던 나. 그리고 사고 후 모든 증거를 덮었던 나.
TV 화면이 갑자기 정적 노이즈로 가득 찼다. 그리고 몇 초 후, 그날의 사고 장면이 생생하게 재생되기 시작했다. 카메라에 잡히지 않았을 장면들. 내가 그녀에게 소리치는 모습. 불안한 표정으로 세트에 오르는 그녀. 그리고...
갑자기 TV 화면이 검게 변했다. 잠시 후, 한 줄의 자막이 천천히 나타났다. "오늘 밤, 그녀의 복수 - 진짜 마지막 에피소드가 시작됩니다."
TV가 폭발하듯 깜빡였고, 방 안은 완전한 어둠에 잠겼다. 그리고 내 뒤에서 천천히 누군가가 숨을 쉬는 소리가 들렸다. 마치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준비하는 배우처럼, 그러나 이번 드라마의 결말은 이미 쓰여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