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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소설

로맨스 소설: 종이 위의 세계

소설 속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나는 그녀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내 앞에 서 있다.

서점 '달빛 책방'의 가장 깊숙한 코너에 자리한 로맨스 소설 섹션. 먼지 냄새와 오래된 종이 향이 뒤섞인 공간에서 나는 매일 밤 자정이 되면 그 책을 펼쳤다. 『그녀가 돌아오는 날』이라는 제목의 소설은 겉표지가 닳아 있었고, 페이지 모서리는 누군가의 손길로 접혀 있었다. 소설 속 주인공 '세라'는 내가 꿈꾸던 모든 것이었다. 별빛 같은 눈동자, 바람에 흩날리는 검은 머리카락, 그리고 살짝 올라간 입꼬리.

"이 책, 매일 밤 읽으시네요."

어느 날 밤, 책방 주인이 내게 말을 걸었다. 그의 주름진 손은 오래된 시계를 가리키고 있었다. 11시 58분.

"곧 자정이 되겠군요," 그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녀를 만날 시간이죠."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소설을 펼치고 세라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페이지가 넘어갈 때마다 나는 그녀에게 더 가까워졌다. 그녀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고, 그녀가 좋아하는 라벤더 향이 코끝에 맴돌았다.

열두 번째 종이 울렸을 때, 책방의 조명이 깜빡였다. 그리고 나는 그녀를 보았다. 소설 속에서 걸어나온 세라가 책장 사이에 서 있었다. 그녀는 소설 속 묘사 그대로였다. "당신이군요, 매일 밤 나를 찾는 사람."

그녀의 목소리는 종이가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같았다. 내 심장은 책표지를 두드리는 손가락처럼 빠르게 뛰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로맨스 소설은 마법이에요," 그녀가 웃었다. "충분히 사랑받은 이야기는 살아납니다."

우리는 매일 밤 자정, 달빛 책방에서 만났다. 그녀는 소설 속 세계의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나는 현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러나 세라는 새벽이 오기 전에 항상 소설로 돌아가야 했다.

"내가 당신의 세계에 영원히 남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어느 날 밤, 그녀가 물었다.

"있어," 나는 대답했다. "내가 새로운 이야기를 써야 해."

그날부터 나는 작가가 되었다. 세라를 주인공으로 한 새로운 로맨스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녀는 내 글 속에서 살아 숨쉬었고, 페이지마다 더 생생해졌다.

마지막 문장을 적었을 때, 책방 주인이 내게 다가왔다. "완성했나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내게 펜을 건넸다. "이제 서명하세요. 당신이 만든 세계에 들어갈 시간입니다."

이제 나는 이해한다. 모든 로맨스 소설은 누군가의 진실한 사랑 이야기이며, 모든 작가는 자신이 만든 세계에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내가 마지막으로 펜을 내려놓았을 때, 세라가 나타났다. 이번에는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