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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대학교

대학교 앞 맛집의 비밀

오늘도 손님들은 미끼를 삼킨다. 서울대 정문 앞, 12평 남짓한 내 식당에 사람들이 줄을 서는 이유를 아무도 모른다.

나는 감자를 썰며 창밖으로 시선을 던진다. 대학생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한다. 새내기들은 알록달록한 패션으로 자신을 드러내려 애쓰고, 졸업반들은 짙은 다크서클과 함께 무거운 발걸음을 이끈다. 그들이 내 식당에 들어올 때면 모두 같은 표정을 짓는다. 기대와 허기가 뒤섞인 얼굴.

"아저씨, 오늘도 특제 소스 듬뿍이요!" 단골 민준이 소리친다. 나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른다. 지글지글 소리와 함께 풍기는 향에 식당 안의 모든 시선이 주방으로 쏠린다.

사실 내 요리에는 비밀이 있다. 20년 전, 이 자리에서 식당을 시작했을 때는 아무도 찾지 않았다. 대학가의 수많은 식당 중 하나였을 뿐. 그러던 어느 날, 한 교수가 찾아왔다. 심리학과 교수였다. 그는 내게 제안했다. "맛이 아니라 기억을 팔아보세요."

나는 실험을 시작했다. 식당 벽면에 학생들의 추억이 담긴 사진들을 걸었다. 입시 시절의 고통, 첫 연애의 설렘, 시험 전날의 긴장감. 그리고 음식에 '이름'을 붙였다. '합격 비빔밥', '첫사랑 돈가스', '밤샘 라면'. 평범한 메뉴였지만, 이름이 주는 심리적 효과는 놀라웠다.

그리고 비밀 중의 비밀. 나는 매일 아침 식당 주변을 걸으며 대학에서 떨어지는 벚꽃, 은행잎, 가을 단풍을 모아왔다. 그것들을 말려 가루로 만들어 특제 소스에 섞었다. 학생들은 자신도 모르게 캠퍼스의 일부를 먹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의 입맛이 아닌, 그들의 감성을 사로잡는 맛.

"교수님, 오늘도 오셨네요." 단골 교수가 들어온다. 20년 전 그 심리학 교수다. 그는 여전히 내 식당을 실험실처럼 들여다본다. 그는 안다. 내가 맛이 아닌 '추억'을 팔고 있다는 것을.

"자네가 만든 음식이 맛있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맛있다고 믿게 만드는 거지." 그가 작게 속삭인다. "이곳은 대학 시절의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의 뇌를 속이는 완벽한 심리학 실험이야."

나는 미소 짓는다. 맞다. 하지만 그것이 무슨 상관인가. 사람들은 만족하고, 나는 생계를 유지한다. 오늘도 나는 프라이팬을 흔들며 생각한다. 진짜 맛집의 비밀은 맛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속에 심어진 이야기라는 것을.

벽에 걸린 수천 장의 사진 속에서,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세월이 지나도 이 맛집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대학은 매년 새로운 학생들로 채워지고, 그들은 또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내 식당의 벽에 걸릴 테니까. 나는 오늘도 캠퍼스에 떨어진 꽃잎을 모으러 간다. 내일의 특제 소스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