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괴담: 마지막 주사위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 보드게임 모임이었다. 강하게 던진 주사위가 테이블 위를 굴러가며 내는 소리만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어, 이상하네. 계속 같은 숫자만 나와." 준우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여섯 번째로 나온 '6'이 주사위 표면에서 붉게 빛났다.
우리는 중고 거래로 구한 이름 모를 보드게임을 하고 있었다. 빛바랜 상자에는 제목도, 설명서도 없었지만,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우리에겐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었다. 게임판은 미로처럼 복잡했고, 말은 기괴한 표정의 인형들이었다. 주사위만 유일하게 평범했다.
"규칙이 뭐지?" 소연이 물었다. 우리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냥 해보자. 직접 규칙을 찾아가는 것도 재미잖아." 내가 말했다. 모두가 동의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웃고 있었다.
게임을 시작한 지 30분쯤 지났을 때였다. 준우의 말이 게임판의 검은 칸에 도착했다. 그 순간 방의 전등이 깜빡였다. "오, 분위기 있네." 소연이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우리 모두 약간의 불안함을 느꼈다.
준우의 다음 차례. 또다시 '6'이 나왔다. 그의 말이 전진하자, 창문이 갑자기 열렸다. 차가운 바람이 방 안으로 휘몰아쳤다. "창문 닫았었는데..." 민석이 일어나 창문을 닫았다.
소연의 차례에도 '6'이 나왔다. 그녀의 말이 붉은 칸에 도착하자, 누군가의 한숨 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아무도 한숨을 쉬지 않았다.
"이상한데..." 내가 중얼거렸다. 민석이 상자를 뒤적이다가 구겨진 종이 조각을 발견했다. 희미한 글씨로 적혀 있었다: '게임을 시작하면 반드시 끝내야 한다'.
내 차례였다. 떨리는 손으로 주사위를 굴렸다. '6'. 내 말이 검은 칸에 도착하자, 방 안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우리의 숨결이 하얗게 공기 중에 맺혔다.
민석의 차례. 그도 '6'을 던졌다. 그의 말이 가장 중앙의 붉은 칸에 도착했다. 순간 주사위가 스스로 굴러 테이블 중앙에 섰다. 여섯 면 모두에서 피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이건 장난이 아니야." 소연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는 게임을 멈추려 했지만, 말들이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붉은 선이 게임판에서 뻗어나와 테이블을 가로질렀다.
"이전 플레이어들..." 민석이 상자 밑에 작게 새겨진 이름들을 발견했다. 수십 개의 이름들. 모두 사라진 사람들이었다.
바로 그때, 주사위가 폭발하듯 산산조각 났다. 방 안이 완전한 어둠에 잠겼다. 몇 초 후 불이 다시 들어왔을 때, 테이블 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보드게임도, 말도, 주사위도.
오직 상자만이 남아있었고, 그 속에는 새로운 종이가 있었다: '축하합니다. 당신들은 살아남았습니다. 하지만 다음 플레이어들은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아래, 우리의 이름이 새롭게 새겨져 있었다.
가끔 밤중에 혼자 있을 때, 나는 주사위가 굴러가는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내 방 구석에서, 게임판 위에서 움직이던 그 기괴한 말들의 형체가 어른거리는 것을 본다. 아마도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