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괴담: 함정
"자, 여긴 네 방이란다. 마음에 들지?" 부모님은 미소 지으셨지만, 그들의 눈동자에는 미소가 닿지 않았다. 전학 온 첫날, 나는 이 소박한 시골집에서 무언가 어긋나 있음을 직감했다. 벽지는 너무 깨끗했고, 장난감은 너무 가지런했으며, 부모님의 웃음소리는 너무 완벽하게 울렸다.
저녁 식사 시간, 식탁에 둘러앉은 우리 가족의 모습은 동화책에서 오려낸 듯 행복해 보였다. 하지만 나는 쇠사슬 끊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어디선가 바람 소리처럼 희미하게. "지하실 들어본 적 있니?" 아버지가 슬쩍 물으셨다. 어머니의 손이 살짝 떨렸다. 커틀릿을 자르던 나이프가 접시에 달그락 부딪혔다.
"아뇨." 내가 대답하자 부모님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그날 밤, 복도 끝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작고 여린 아이의 울음소리. 내 방문을 잠그려 했지만, 자물쇠가 없었다. 침대 밑에는 먼지 한 점 없이 깨끗했고, 옷장은 어쩐지 너무 깊어 보였다.
다음 날, 창문으로 정원을 내려다보았다. 아버지가 흙을 파고 있었다. 삽질할 때마다 흙 속에서 반짝이는 무언가가 드러났다. 학교 가방을 매고 계단을 내려오는데, 부엌에서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번 아이는 얼마나 버틸지 궁금하네요."
학교에서 선생님이 내 이름을 부르셨다. "새로 전학 온 학생이구나. 김민수는 어디서 왔니?" 내가 주소를 말하자 교실이 침묵에 잠겼다. 그 집은 버려진 지 오래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선생님은 창백해진 얼굴로 나를 쳐다보셨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동네 노인이 나를 붙잡았다. "그 집에 살면 안 돼. 진짜 부모님은 어디 계시니?" 노인의 주름진 손이 떨리고 있었다. 나는 혼란스러웠다. "그곳에 사는 부부는... 아이들을 데려가..." 그의 말은 바람에 휩쓸려 사라졌다.
밤이 되자 벽 너머로 웃음소리가 들렸다. 어린아이들의 웃음소리. 옷장 문이 저절로 열렸다. 그 안에서 희미한 불빛이 새어 나왔다. 두려움을 삼키며 옷장 안으로 발을 내디뎠다. 속은 끝없이 깊었고, 벽에는 수백 장의 사진이 붙어있었다. 모든 사진 속에는 다른 아이들과 함께 있는 부모님의 모습. 그리고 그 아이들은 하나같이 미소 짓고 있었지만, 눈은 공허했다.
지하실로 이어지는 비밀 통로를 발견했다. 계단을 내려갔을 때, 거기에는 진짜 부모님이 쇠사슬에 묶여 있었다. "도망쳐..." 어머니가 쇠약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때 위층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가짜 부모님이 내려오고 있었다.
오늘 아침, 새로운 가족이 이사 왔다. 창문 너머로 봤을 때, 그들도 완벽해 보였다. 특히 그 아이... 내가 한때 그랬던 것처럼 의심 없이 미소 짓고 있었다. 이제 나도 이 집의 일부가 되었다. 벽 속에서, 나는 새로운 아이가 진실을 발견할 때까지 기다릴 것이다. 그리고 그때까지 우리는 모두 이 괴담 속에 갇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