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사진 속 괴담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발견한 오래된 앨범 속 사진 한 장. 거기엔 내가 아직 태어나기도 전에 세상을 떠난 증조할머니가 서 있었다. 문제는 그 사진 속에 증조할머니 뒤로 희미하게 보이는 또 다른 '나'였다.
할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던 그날, 장롱 깊숙한 곳에서 나온 앨범은 먼지 냄새와 함께 오래된 시간을 품고 있었다. 노란빛으로 바랜 사진들을 넘기던 중, 내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1952년 8월 15일이라고 적힌 흑백 사진이었다. 증조할머니는 카메라를 향해 굳은 표정으로 서 있었고, 그 뒤로 희미하게 비치는 인영이 나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손가락이 사진 위를 더듬었다. 차가운 표면이 갑자기 뜨거워졌다가 다시 차가워졌다. 그때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확대해 보니, 증조할머니 뒤에 있는 '나'의 입술이 움직이는 것 같았다. 그 모습에 소름이 돋았다.
"엄마, 이 사진 뭐에요?" 어머니에게 물었다.
"아, 그건..." 어머니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 사진은 증조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직전에 찍은 마지막 사진이래. 그날 밤에 갑자기 돌아가셨어."
그날 밤, 나는 꿈속에서 증조할머니를 만났다. 그녀는 내게 다가와 귓가에 속삭였다. "네가 왔구나. 기다렸단다." 그리고 언젠가 찍을 사진에 대해 이야기했다. 꿈에서 깨어났을 때, 나는 이해할 수 없는 공포에 떨고 있었다.
다음 날, 나는 그 사진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증조할머니 뒤에 있던 '나'의 모습이 사라졌다. 대신 그 자리에는 희미한 문자가 보였다. 확대해서 보니 날짜였다. 다가오는 내 생일과 함께, 그 아래 작은 글씨로 '마지막 날'이라고 적혀 있었다.
공포에 질려 그 사진을 불태우려 했지만, 불꽃은 사진을 태우지 못했다. 물에 담가봐도, 찢으려 해도 소용없었다. 저주받은 사진은 내 손을 벗어나지 않았다.
내 생일이 다가올수록, 주변 사람들은 내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거울을 볼 때마다 내 얼굴이 점점 증조할머니를 닮아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오늘, 내 생일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봤을 때, 나는 완전히 증조할머니의 모습이 되어 있었다.
이제 나는 이해한다. 그 사진 속의 '나'는 미래에서 온 것이 아니라, 과거로 돌아간 나였다는 것을. 시간의 고리가 완성되는 순간, 내 손에는 카메라가 들려 있었고, 셔터를 누르는 순간 어둠 속에서 또 다른 '나'가 내 뒤에 서 있는 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