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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데이트

사진 데이트: 발견된 순간들

그 사진을 발견한 순간, 내 심장은 멈춘 듯했다. 할머니의 오래된 앨범 속에서 우연히 발견한 한 장의 흑백사진. 낯선 남자와 함께 웃고 있는 할머니의 젊은 모습이었다.

"할머니, 이 사람은 누구예요?" 내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렸다. 할머니는 뜨개질하던 손을 멈추고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노안 너머로 갑자기 소녀 같은 빛이 번쩍였다.

"아, 그 사진..." 할머니의 주름진 손가락이 사진을 어루만졌다. "다카하시 히로시. 전쟁 전 마지막 데이트였단다."

할머니의 목소리에서 60년의 세월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방 안에 가득 찬 라벤더 향초 냄새가 갑자기 벚꽃 향기로 변하는 듯했다.

"우리는 매주 토요일, 사진을 찍으러 다녔어. 그가 가진 것이라곤 오래된 카메라 한 대뿐이었지만, 그의 눈으로 보는 세상은 마법 같았지." 할머니의 목소리가 속삭임처럼 변했다. "우리는 사진 데이트라고 불렀단다. 매번 새로운 장소에서 서로의 모습을 담았어."

할머니는 앨범을 넘겼다. 더 많은 사진들. 벚꽃 아래에서, 해변에서, 작은 다방에서. 매 사진마다 할머니의 웃음은 더 환했고, 다카하시의 눈빛은 더 깊어졌다.

"그런데... 할아버지는요?"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할머니는 잠시 침묵했다. "그때는 할아버지도, 전쟁도 없었단다. 다카하시는 마지막 데이트에서 이 사진을 찍고 다음 날 징집됐어. 그리고..." 할머니의 눈가에 주름이 깊어졌다.

사진 뒤편에는 작은 글씨로 무언가 적혀 있었다. 일본어였다. "이게 무슨 뜻이에요?"

"'우리의 시간은 사진처럼 영원하리'..." 할머니가 번역해주었다. "그는 돌아오지 않았어. 그리고 6개월 후, 나는 할아버지를 만났지."

할머니는 사진을 조심스럽게 앨범에 다시 넣었다. "내가 평생 할아버지를 사랑한 것은 사실이야. 하지만 첫사랑의 사진 데이트는..." 그녀의 목소리가 잠시 떨렸다. "가끔은 찍히지 않은 사진들이 가장 선명하게 남는단다."

그날 밤, 나는 오래된 필름 카메라를 온라인으로 주문했다. 다음 주 데이트에서 보여줄 생각이었다. 어쩌면 우리도 누군가의 앨범 속에서, 60년 후의 어느 날, 누군가의 가슴을 뛰게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