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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사친

사진 속 여사친: 현실의 그림자

스마트폰 알림음이 울리고, 나는 손가락으로 화면을 열었다. 민준이가 보낸 사진 한 장. 그리고 짧은 메시지. "야, 어제 찍은 거. 내 여사친 예쁘지?"

액정 화면 속, 민준이 옆에 앉아있는 여자는 분명 유진이었다. 내 여자친구. 적어도 3일 전까지는.

손가락 끝이 차갑게 얼어붙었다. 유진의 웃는 얼굴이 내 시선을 꿰뚫었다. 그녀의 입술 한쪽이 살짝 올라간 미소, 나에게만 보여주던 바로 그 표정이었다. 민준의 어깨에 살짝 기대어 있는 그녀의 모습은 너무도 자연스러웠다. 사진 속 그들의 행복감이 내 방 안을 가득 채우는 것 같았다.

"여사친이라고?" 나는 중얼거렸다. 울음을 삼키며 웃음을 지었다. 그러고 보니 유진이 최근에 "오래된 친구를 만났다"고 했었다. 민준은 내 가장 친한 친구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유진을 소개해준 것도 바로 나였다.

사진을 확대해 보았다. 테이블 위에 놓인 유진의 손가락에는 반지가 없었다. 내가 일주일 전 그녀의 생일에 선물했던 그 반지. "항상 끼고 있을게"라고 약속했던 그 반지.

답장을 쓰려다 멈췄다. 화면 속 그들의 웃음이 내 가슴을 쥐어짰다. 갑자기 스마트폰이 다시 울렸다. 유진이었다.

"오빠, 우리 오늘 만날까? 할 얘기가 있어."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민준에게서 받은 사진을 그대로 전송했다. 3분이 지났다. 5분이 지났다. 10분이 지났다. 답장은 오지 않았다.

다음 날, 민준에게서 전화가 왔다. "미안하다"는 말을 시작으로 그는 장황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유진과는 단순한 친구 관계였다고, 그저 우연히 만났을 뿐이라고.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사진 속에서 감춰진 진실을.

3개월이 지났다. 나는 그들의 SNS를 보지 않기로 했지만, 공통 친구들의 게시물에서 가끔 그들을 발견했다. 손을 꼭 잡고 있는 모습,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 그러던 어느 날, 유진에게서 문자가 왔다.

"정말 미안해. 민준이와 헤어졌어. 네가 옳았어."

나는 그 메시지를 오래 바라보았다. 그리고 갤러리를 열어 민준이 보냈던 그 사진을 찾았다. 여전히 그들은 웃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 사진은 나에게 다른 의미였다. 사진 속 행복했던 순간들은 결국 현실에서는 지속되지 않는다는 교훈. 나는 두 사람의 얼굴을 오래 바라본 후, 사진을 삭제했다. 어쩌면 모든 관계가 그러하듯, 사진 속 순간처럼 완벽할 수는 없는 법이다. 잘 찍힌 사진 한 장은 천 마디 말보다 강력하지만, 현실의 그림자를 결코 담아내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