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교실: 대학교의 마지막 여름
예비 교수 면접 날, 캠퍼스에 전염병이 퍼졌다. 처음엔 누군가의 장난 같았다. 생물학과 실험실에서 시작됐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나는 내 PPT 발표에만 신경 썼다. 그게 내 마지막 정상적인 걱정이었다.
지금 나는 인문대 도서관 3층 화장실 칸막이에 웅크리고 앉아 이 노트에 글을 쓰고 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점점 희미해진다. 곧 밤이 온다. 밤에는 '그들'이 더 활발해진다. 인간이었던 그들은 이제 눈에 붉은 핏줄이 터진 채 신음소리를 내며 캠퍼스를 배회한다. 가장 무서운 건, 그들 중 몇몇은 내 동료 교수들이라는 점이다.
5일 전, 생물학과 실험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아직도 미스터리다. 정부는 대학 전체를 격리했고, 우리는 안에 갇혔다. 식량은 줄어들고, 생존자들은 점점 더 예민해진다. 어제는 식당에 남아있던 라면 한 봉지를 두고 두 학생이 싸우는 것을 보았다. 한 학생의 손에는 날카로운 유리 조각이 들려 있었다. 대학교에서의 생존은 이제 정글의 법칙이 되었다.
화장실 시간은 가장 위험하다. 하지만 물 없이는 살 수 없고, 여기 수도관이 아직 작동한다. 내 목에 걸린 학생증—김준호, 철학과—는 이제 내 유일한 신분증이자 생존의 증표다. 가끔은 전공이 생물학이었다면 이 상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철학은 나에게 다른 종류의 무기를 주었다: 논리와 윤리적 결정.
어제, 내가 모은 식량을 훔치려던 학생을 발견했다. 그녀의 눈에는 공포와 절박함이 가득했다. 그녀를 보내줬다. 아니, 식량을 나눴다. 우리는 함께 살아남거나, 아니면 모두 죽을 것이다. 이것이 내가 이 혼돈 속에서 깨달은 철학이다.
오늘 아침, 멀리서 헬리콥터 소리가 들렸다. 구조일까? 아니면 더 강력한 격리를 위한 군대일까? 누구도 모른다. 무선기는 일주일 전에 끊겼고, 휴대폰은 신호가 없다. 이 대학교는 이제 고립된 섬이다.
창문 밖으로 캠퍼스 중앙 광장이 보인다. 한때 학생들이 웃고 떠들며 지나다니던 그곳이, 이제는 음울한 전쟁터가 되었다. 몇몇 감염된 사람들이 느릿느릿 걸어다니고, 가끔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린다. 새로운 희생자가 생겼다는 신호다.
해가 완전히 졌다. 이제 내 손전등만이 유일한 빛이다. 오늘 밤을 어떻게 버틸지, 내일은 또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끝나면, 우리는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지 생각한다.
누군가 문을 두드린다. 부드럽게, 리듬감 있게—인간의 방식으로. "준호 씨?" 여자의 목소리다. 어제의 그 학생이다. "같이 가요. 과학관에 생존자들이 모여있어요." 망설인다. 문을 열어야 할까? 혼자보다는 함께가 낫다는 걸 알지만, 신뢰는 이곳에서 가장 희귀한 자원이다. 그러나 대학교에서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은 어쩌면 이것일지도 모른다: 진정한 생존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