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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여사친

생존 게임: 여사친과의 48시간

"토요일 아침, 내가 알던 서연이 사라졌다." 캠핑장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평소처럼 웃던 그녀는 이제 날카로운 눈빛으로 내 행동을 분석하고 있었다. 대학 4년 내내 '그냥 친구'로 남았던 여사친 서연이 제안한 이 생존 게임은 졸업 전 마지막 추억이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 숲속에 떨어진 우리 둘만의 생존 게임은 예상과 달리 너무 진지해 보였다.

"재민아, 물 찾는 건 네 담당이야." 그녀의 목소리에는 평소의 장난기가 없었다. 우리의 배낭에는 각자 하룻밤을 버틸 최소한의 도구만 있었다. 방수천막, 성냥, 그리고 작은 나침반. 스마트폰은 출발 전 잠금 상자에 넣었다. 48시간, 외부와 단절된 채 살아남기. 서연이 만든 규칙은 단순했다.

숲속 공기는 차갑고 습했다. 이끼 냄새와 흙냄새가 코를 찔렀다. 서연은 놀라울 정도로 능숙하게 나뭇가지를 모아 임시 대피소를 만들었다. "네가 이런 거 할 줄 알았으면 진작 캠핑 갔을 텐데," 내가 농담을 던졌지만, 그녀는 미소 대신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우리는 서로를 얼마나 알고 있다고 생각해?"

첫날 밤, 작은 모닥불 앞에서 서연은 갑자기 말했다. "이거 생존 게임 맞아. 근데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게임은 아니야." 불빛에 비친 그녀의 얼굴이 낯설게 느껴졌다. "우리 졸업하면 각자 다른 길 가잖아. 넌 서울, 난 부산. 아마 다시는 이렇게 둘이 있을 시간 없을 거야. 우리 우정, 아니 이 관계가 앞으로도 생존할 수 있을까 싶어서..."

다음 날 아침, 갑작스러운 폭우가 우리를 덮쳤다. 서연이 만든 임시 대피소는 금세 무너졌고, 우리는 비에 흠뻑 젖은 채 바위틈을 찾아 뛰어들었다. 좁은 공간에 붙어 앉은 우리는 처음으로 진짜 위기를 맞았다. "추워?" 떨고 있는 서연에게 물었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주저 없이 그녀를 안았다. 4년 동안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행동이었다.

"알아? 네가 항상 무서웠어." 서연의 목소리가 작게 들렸다. "내가?" 의아했다. "응. 네가 날 여자로 보지 않는 게 무서웠어. 그럼 내가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난... 네가 날 거절할까봐 무서웠어." 무너진 벽 사이로 진실이 흘러나왔다.

폭우가 그치고 우리는 예정된 48시간보다 일찍 캠핑장으로 돌아왔다. 두 사람 다 무사했지만, 돌아온 건 전혀 다른 관계였다. 생존은 단순히 숲에서 살아남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우리가 서로에게 진실을 말할 용기를 찾는 과정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날 정말로 생존한 것은 우리의 감정이었다. 서연과 나 사이의 '그냥 친구'라는 안전한 경계는 사라졌지만, 그 대신 우리는 마침내 서로의 진짜 모습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