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출근: 평범한 일상의 예기치 못한 전쟁
그날 아침, 알람이 울리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이미 세상은 변해 있었다. 내 침대 옆 디지털 시계가 8시 47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9시 출근. 나는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르는 느낌으로 벌떡 일어났다.
욕실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은 마치 좀비 영화의 엑스트라처럼 보였다. 이를 닦으며 커피 한 잔을 동시에 마시려다 셔츠에 갈색 얼룩을 남겼다. 옷장을 헤집는 손길은 무기를 찾는 병사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깨끗한 셔츠를 찾기 위한 생존 투쟁이었다.
"김 과장, 회의 자료 준비됐습니까?" 핸드폰에서 울리는 부장의 메시지 알림음이 사형 선고처럼 들렸다. 나는 바지를 입으며 동시에 문자를 확인했다. 회의는 9시 30분. 회사까지는 최소 40분. 수학적으로는 불가능한 방정식이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60초가 60년처럼 느껴졌다. 드디어 문이 열렸을 때, 이웃집 김 할머니와 그녀의 장보기 카트가 거대한 장벽처럼 내 앞을 가로막았다. 할머니의 느린 움직임은 시간의 흐름을 조롱하는 듯했다. 마침내 1층에 도착했을 때, 나는 야생동물처럼 로비를 가로질러 뛰었다.
버스 정류장에서는 또 다른 생존 게임이 펼쳐졌다. 만원 버스의 문이 열리자, 나는 몸을 던져 안으로 밀어 넣었다. 누군가의 발을 밟았고, 또 다른 누군가의 팔꿈치가 내 갈비뼈를 찔렀다. 아픔보다 더 강한 것은 지각에 대한 공포였다.
회사 건물이 시야에 들어왔을 때 손목시계는 9시 27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불가능한 기적이 일어나고 있었다. 마지막 100미터를 전력질주한 나는 회의실 문 앞에 도착했다. 숨을 고르며 넥타이를 바로잡았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회의실의 모든 시선이 나를 향했다.
"축하합니다, 김 과장." 부장이 말했다. "우리가 준비한 깜짝 생일 파티에 제 시간에 도착하셨군요."
테이블 위에는 생일 케이크가 놓여 있었고, 동료들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무도 내가 지각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나는 완벽하게 컨트롤된 표정으로 미소지었다. 이것이 직장인의 진정한 생존 기술이었다. 이 순간, 내 하루의 전쟁은 끝났지만, 내일의 알람이 다시 울릴 때까지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