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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오컬트

소개팅의 오컬트적 진실

"소개팅 상대가 타로 점쟁이라고 했을 때, 난 그것이 대화 주제 정도로만 생각했어." 나는 커피를 홀짝이며 친구에게 말했다. 하지만 그건 끔찍한 오산이었다.

우리가 만난 카페는 평범했다. 적어도 처음엔 그랬다. 향긋한 커피 향과 부드러운 재즈 음악이 흐르는 공간에서, 그녀는 미소 지으며 내게 악수를 청했다. 그 순간, 그녀의 손이 내 손을 감싸자마자 카페의 조명이 깜빡였다.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혹시... 당신의 생년월일을 알 수 있을까요?" 그녀가 물었다. 소개팅에서 흔한 질문이라 생각하고 대답했다. 그녀는 웃으며 가방에서 작은 타로 덱을 꺼냈다. "간단히 볼게요. 재미로만요."

카드를 섞는 그녀의 손가락은 마치 물 위를 스치는 나비처럼 우아했다. 하나, 둘, 셋. 카드가 테이블 위에 놓였다. "흥미롭네요," 그녀가 중얼거렸다. "당신은 지금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어요."

나는 웃으며 "직장을 옮길까 고민 중이긴 해요"라고 말했다. 그녀의 눈이 한순간 검게 변했다가 돌아왔다. 내 착각이었을까?

"그게 아니에요," 그녀의 목소리가 갑자기 낮아졌다. "당신의 영혼이 선택해야 할 길이요."

순간 카페의 소음이 멀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 테이블만 존재하는 듯한 이상한 고요함. 창밖을 보니 행인들이 모두 멈춰 서 있었다. 시간이 멈춘 것처럼.

"당신이 이 만남을 소개팅이라 생각했다면, 그건 착각이에요," 그녀가 말했다. "우리는 300년 전에도 만났고, 그전에도 만났어요. 당신의 영혼이 매번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어요."

손바닥에 땀이 배었다. 도망치고 싶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는 마지막 카드를 뒤집었다. "죽음. 하지만 끝이 아닌 변화를 의미해요. 이번에는 다른 선택을 할 준비가 되셨나요?"

그 순간, 카페 문이 열리며 종소리가 울렸다.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사람들은 다시 움직였고, 음악도 들렸다. 그녀는 평범한 표정으로 카드를 가방에 넣었다.

"미안해요, 너무 진지하게 말했나요? 그냥 취미일 뿐이에요,"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정말 직장 옮기실 생각이세요?"

일상적인 대화가 이어졌지만, 나는 그녀의 손목에 있는 작은 문신을 놓치지 않았다. 300년 전 마녀 재판에서 사용되었던 상징이었다. 어쩌면 이 소개팅은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녀가 말한 '선택'이란 과연 무엇일까. 커피를 마시며, 나는 다음 만남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