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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고민

고민하는 소설의 주인공

내가 소설 속에 갇힌 날은 비가 내리던 화요일이었다. 글자로 이루어진 세계에서 눈을 떴을 때, 나는 즉시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알았다. 내 생각이 문장으로 변하고, 내 감정이 형용사로 치환되는 기분이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빗방울조차 누군가의 문체로 묘사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주인공님." 갑자기 나타난 젊은 여성이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비 오는 창문에 부딪히는 물방울처럼 맑았다. "저는 당신의 작가입니다. 당신에게 중요한 결정을 맡기려고 합니다."

나는 눈을 깜빡였다. 내 눈동자가 '혼란'이란 단어로 채워지는 것 같았다. "무슨 말씀이신지..."

"당신은 이 소설의 결말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당신의 마지막 선택이 될 겁니다." 그녀가 손에 든 노트북을 가리켰다. 화면에는 내 이야기가 끝나기 직전의 문장들이 보였다. "행복한 결말을 원하십니까, 아니면 비극적 결말을 원하십니까?"

이상한 고민에 빠졌다. 행복한 결말이라면 독자들은 만족하겠지만 평범할 수 있다. 비극적 결말은 강렬한 인상을 남기겠지만, 나의 존재는 고통 속에서 끝날 것이다. 어느 쪽이든 이 소설이 끝나면 나도 끝난다. 책이 닫히는 순간 나의 의식도 사라질 테니까.

"결정하셨나요?" 작가가 물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키보드 위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창밖의 비가 그치기 시작했다. 햇빛이 구름 사이로 비집고 들어왔다. 나는 깊은 숨을 들이쉬었다. "저는 제3의 선택을 원합니다. 결말이 없는 이야기를 원합니다."

작가의 눈이 커졌다. "그게 무슨 의미죠?"

"이 소설이 끝나지 않게 해주세요. 저를 다음 챕터로 보내주세요. 새로운 모험으로요."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럴 수는 있지만... 당신은 영원한 미완성 상태로 남게 됩니다. 끝없는 서사 속에서 방황하는 인물이 되는 거예요. 그게 당신의 진짜 소망인가요?"

나는 미소지었다. "완성된 후 잊히는 것보다, 미완성인 채로 계속 고민하고 성장하고 싶습니다."

작가가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좋아요, 그럼 당신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입력한 문장이 화면에 나타났다: "주인공은 자신이 소설 속 인물임을 알게 된 그 순간,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