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같은 소개팅
드라마틱한 소설 속 장면처럼, 나는 열 번의 소개팅에서 아홉 번 실패했다. 마지막 한 번의 기회가 남았을 때, 그녀는 문학 카페의 구석진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머리카락이 책장을 넘기는 손가락 위로 살짝 흘러내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책 표지가 내 심장을 격하게 뛰게 했다. 내가 쓴 소설이었다.
"재미있으세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카페에 흐르는 재즈 선율이 내 불안한 심장박동과 기묘하게 어우러졌다.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갈색 눈동자가 나를 찬찬히 살폈다. "주인공이 너무 답답해요. 현실에서 이런 남자 만나면 바로 차버릴 것 같아요." 그녀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번졌다.
커피 향과 책 냄새가 뒤섞인 공간에서 나는 소개팅 상대와 내 소설 주인공에 대해 논쟁하고 있었다. 그녀의 비판은 날카로웠고, 예리했으며, 완벽하게 정확했다.
"소설은 인생의 거울이라고 하잖아요." 그녀가 말했다. "당신은 어쩌면 자신이 쓴 주인공처럼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가슴에 화살이 꽂힌 듯했다. 한 달 전 출판된 그 소설은 내 마지막 연애의 실패를 변형해 쓴 이야기였다. 주인공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지 못하는 바보였다. 그리고 그녀는 단번에 그것을 꿰뚫어 보았다.
"다음 소설은 어떤 내용인가요?" 그녀가 물었다.
"아직... 구상 중이에요." 나는 어색하게 웃었다.
"제안 하나 해도 될까요?" 그녀의 눈이 반짝였다. "소개팅에서 만난 여자가 주인공의 소설을 읽고 있는 이야기는 어떨까요? 너무 진부한가요?"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것이 소설 속 장면처럼 완벽한 타이밍이라면, 나는 그녀에게 용기 있게 대답해야 했다. "진부하지 않아요. 하지만 그 이야기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요?"
그녀는 책을 덮으며 미소지었다. "그건 작가인 당신이 결정할 일이죠. 하지만..." 그녀가 잠시 고개를 기울였다. "이 소개팅에서의 다음 장면부터 함께 써보는 건 어떨까요?"
때로는 삶이 소설보다 더 완벽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날 이후 우리는 함께 많은 페이지를 채워나갔다. 그리고 1년 후, 내 두 번째 소설 '소개팅에서 만난 비평가'가 출간되었을 때, 헌사 페이지에는 단 한 줄이 적혀 있었다. "내 이야기의 공동 작가이자, 삶의 편집자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