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소설, 비밀의 초콜렛
그녀가 남긴 소설 원고 위에 초콜릿 한 조각이 녹아내리고 있었다. 샘은 그 원고를 집어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내가 떠난 지 정확히 일 년째 되는 날이었다. 미완성 소설과 반쯤 먹다 만 초콜릿 한 상자가 그녀의 마지막 흔적이었다.
"오늘은 그녀의 소설을 끝까지 읽어볼 거야," 샘은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손끝에 묻은 초콜릿 자국을 닦으며 첫 페이지를 넘겼다. 초콜릿 향이 코끝을 간질였다. 다크 초콜릿 특유의 쌉싸름한 향과 은은한 달콤함이 그의 기억을 자극했다. 그녀가 소설을 쓸 때마다 항상 초콜릿 한 조각을 입에 물고 있던 모습이 떠올랐다.
소설은 한 작가에 관한 이야기였다. 초콜릿 공장에서 영감을 얻어 소설을 쓰는 작가. 주인공이 초콜릿 공장의 비밀 레시피를 알게 되고 점점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는 내용이었다.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자 샘의 손이 떨렸다. 이야기는 갑자기 끝났다. 마치 중간에 누군가 펜을 빼앗아간 것처럼.
호기심에 그는 아내가 남긴 초콜릿 상자를 들여다보았다. 아직 여섯 조각이 남아있었다. 각 초콜릿 밑면에는 이상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충동적으로 한 조각을 입에 넣었다. 달콤하면서도 묘하게 씁쓸한 맛이 혀끝에서 퍼졌다.
갑자기 머릿속에 낯선 단어들이 밀려들었다. 소설의 다음 장면이었다. 마치 아내의 목소리로 들리는 이야기가 그의 머릿속을 채웠다. 샘은 서둘러 펜을 잡고 글을 써내려갔다. 한 조각, 한 장. 또 한 조각, 또 한 장. 그는 초콜릿을 먹을 때마다 소설의 다음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을 발견했다.
마지막 초콜릿을 먹었을 때, 소설의 결말이 완성되었다. 그는 숨을 헐떡이며 완성된 원고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그제야 이 소설이 자신의 이야기임을 깨달았다. 초콜릿 공장의 비밀 레시피는 사람의 기억을 초콜릿에 담는 방법에 관한 것이었다. 아내는 자신의 소설을 완성할 수 없게 된 순간, 남은 이야기를 초콜릿에 담아 그에게 남겨둔 것이었다.
원고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그가 쓴 적 없는 문장이 있었다: "사랑하는 이에게 남긴 이야기는 결코 끝나지 않아. 이제 당신만의 소설을 써나가길."
샘은 쓰레기통으로 향했다. 한 달 전, 그가 새로 사서 절반쯤 먹은 초콜릿 상자가 아직 그곳에 있었다. 그는 천천히 상자를 열었다. 남은 각 초콜릿 밑면에는 아무런 문양도 없었다. 하지만 그의 손가락은 이미 키보드 위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시작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