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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카페

카페에서 쓰는 소설: 누군가의 이야기

그녀는 내가 소설을 쓰는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매일 오후 세 시, 같은 카페, 같은 자리, 노트북과 함께 앉아 있는 나를 지켜보는 검은 안경테의 여자. 창가 쪽 2인석, 에스프레소 한 잔과 함께 두 시간을 보내는 나의 일상이 그녀의 호기심을 자극했는지도 모른다.

오늘도 키보드를 두드리며 허구의 세계에 빠져있을 때, 익숙한 앰버색 카페라떼가 내 테이블에 놓였다. 주문한 적 없는 음료였다. 고개를 들어보니 그녀가 미소 짓고 있었다.

"작가님께 드리는 선물이에요. 매일 소설 쓰시는 모습이 참 아름다워서."

그녀의 목소리는 카페에 흐르는 재즈만큼이나 부드러웠다. 에스프레소 향과 시나몬 향이 섞인 공기 속에서, 처음으로 우리의 대화가 시작됐다. 윌리엄 포크너에 대한 그녀의 해석은 놀라웠고,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문장을 외우는 방식은 독특했다.

"사실 제가 쓰는 건 소설이 아니에요."

커피 잔을 들어 올리며 고백했다. 그녀의 눈썹이 미세하게 올라갔다.

"그렇다면요?"

"사람들이에요. 이 카페에 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거죠. 저기 창가의 늙은 신사는 매주 화요일마다 와서 돌아가신 아내에게 편지를 써요. 벽쪽 테이블의 대학생은 취업 준비로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카운터 앞 여성은 이혼 서류에 서명할 용기를 내려고 세 번째 카페인을 주문했죠."

그녀의 눈이 커졌다. "그럼... 저에 대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매일 같은 시간, 검은 안경테의 여자. 노트북을 바라보지만 결코 다가오지 않는. 그녀는 무엇을 기다리는 걸까? 어쩌면 그녀도 소설을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녀의 소설 속에는 내가 있을지도 모른다."

갑자기 그녀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가방을 뒤적여 작은 노트를 꺼냈다. 첫 페이지를 펼쳐 내게 보여주었다.

'매일 오후 세 시, 같은 카페, 같은 자리, 노트북과 함께 앉아 있는 남자. 창가 쪽 2인석, 에스프레소 한 잔과 함께 두 시간을 보내는 그의 일상이 나의 소설에 영감을 준다.'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카페의 소음이 일순간 멈춘 것 같았다. 바리스타의 손놀림, 에스프레소 머신의 스팀 소리, 문이 열리고 닫히는 종소리까지. 모든 것이 정지한 채, 두 작가의 세계가 충돌했다.

그날 이후 우리는 같은 테이블에 앉아 각자의 소설을 썼다. 가끔은 서로의 문장을 빌리기도 하고, 때로는 카페에 새로 온 손님의 이야기를 두고 내기를 걸기도 했다. 소설 속 현실과 현실 속 소설이 뒤섞인 우리만의 세계에서, 나는 문득 궁금해졌다. 지금 이 순간, 또 다른 누군가가 카페 한 켠에서 우리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고 있진 않을까?